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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폴스 Dec 29. 2019

일회용품과 일회용 수업

환경과 교육의 공통점과 해결방안


1. 지속 가능한 사회와 교육


 2019년, 사회적으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이슈 중 하나는 '환경'분야입니다.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개인 및 단체에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성장 만능주의'가 깔려있습니다. 경제성장만을 추구하는 사회일 때는 환경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기한에 맞게 건물과 다리를 짓는 것이 중요하지 그 과정에서 파괴되는 환경이나 버려진 폐기물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한 지율스님의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속도로를 건설했을 때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이 중요하지 도롱뇽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이 중요해?


 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의 사회는 아프리카 열병 돼지 살처분 문제에서 동물복지를 바라보고, 미세먼지 문제에서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바라보고, 플라스틱 빨대 문제에서 플라스틱 대체품을 바라봅니다.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한 걸 의미합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발전만 중요시되는 사회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 사회는 우리만의 것이 아닌 미래 세대와 함께 사용해야 하니까요. 


 어쩌면 교육도 환경과 유사합니다. 이제까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모범적인 학생들을 선별하고, 교육하는 것이었습니다. 산업사회를 이끌어갈 우수한 미래인재를 위해 학교는 교육하고 우수한 인재를 선별해야 했습니다. 특히 지하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을 자원으로 보고 '우리나라가 내세울 것은 교육'뿐이다라고 말하며 사람을 자원처럼 생각했습니다. 학생을 사람이 아닌 인적자원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에 학생들에게 많은 지식을 넣는 형태의 교육이 시행되었습니다. 사회를 이끌어갈 소수의 엘리트가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의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라는 캐치프라이즈처럼 지금은 학생 개인 모두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학업이 낮으면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을, 이제는 그들의 가치를 찾기 위해 교육합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능력 있는 소수를 위한 교육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이 될 것입니다. 이 사회를 구성하는 건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이니까요.


2. 일회용품과 일회성 수업


 환경측면에서 2019년부터 제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활용합니다. 일회용 컵과 종이컵 대신에 텀블러를 매일 들고 다닙니다. 누군가는 반문합니다. "너 한 명이 안 쓴다고 변하겠어?"

 교육 측면에서 2019년부터 제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회성 수업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간 때우기용 활동이나 활동지를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없을 때마다 인디스쿨에 들어가 다른 선생님의 자료를 종종 사용했습니다. 준비하지 않고 편하게 수업할 수 있을지 몰라도 스스로를 돌아보니 성장하고 있는 건 제 검색 능력이었습니다. 쌓여가는 다른 사람들의 PPT와 활동지는 늘어났지만, 우리 반 학생들의 배움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2019년부터는 인디스쿨이나 다른 선생님들의 자료 없이 제가 자료를 모두 만들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반문합니다. "이번 한 시간 수업 안 한다고 문제 있겠어?"

 

 우리들의 편의성을 위해 시작된 일회용품은 우리도 모르는 새에 우리 삶 속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두 시간 시간 때우기로 했던 미술 활동이나 게임 활용으로 선생님의 편의성과 전문성을 맞바꾸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처럼 교사들에 대한 불신과 전문성 하락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보다 학생들의 삶으로 들어가고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의 프로젝트로 나아갈 것입니다. 수업 준비를 못했다고 2~3시간짜리 영화를 보거나, 학습목표나 배움과 연결되지 않은 일회성 활동은 우리도 모르게 교사의 전문성을 갉아먹습니다. 

 

 조금은 귀찮지만 텀블러를 사용합시다.

 조금은 귀찮고 번거로워도 우리 반 학생들에게 맞는 수업을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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