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는 책육아 교육법 중 '영어로만 만화 보기'방법으로 영어를 습득했다.
미디어 노출을 하기 훨씬 이전부터, 책육아를 시작할 때쯤인 생후 9개월부터 영어그림책을 꾸준히 읽어줬다.
영어동요도 따라 부르고 마더구스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아이가 자라서 미디어 노출을 조금씩 할 때부터는 오직 영어로만 된 만화만 노출해 줬다.
아주 간단한 문장과 단순한 그림체인 영어 DVD를 시작으로
어느덧 노출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애니메이션 영화를 영어로 보는 정도가 되었다.
물론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고 흡수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영화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포인트 되는 표현들은 응용 사용도 하는 걸로 봐서는
나보다 훨씬 더 언어로써 영어를 잘 구사한다고 생각한다.
책육아를 시작했더니 아이 영어 교육이 해결되었다.
내가 자라온 환경만 돌아봐도 영어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던가..
영어학원부터 과외까지, 수능을 잘 치르기 위한 영어 공부이긴 했지만
수능과 상관없는 지금의 삶에서 영어 실력은 꽝이다.
아이가 더 자라서 수능영어를 준비해야 할 때는 '공부'의 느낌으로 영어를 학습해야 할 때가 오긴 오겠지만
현재는 '언어'로써 영어를 받아들이고 있다.
유치원에서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 영어 시간이고,
영어 만화를 보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으며,
영어책을 즐겁게 보고,
가끔 영어로 대화하거나 혼자 놀 때 영어를 말하는 정도가
어릴 때부터 영어책을 읽어주고 영어노출을 편안하게 해온 정도의 노력이라면 해볼 만하지 않나?
주변에서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 모습을 보고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해하지만
엄마의 특별하고 엄청난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받아들이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나는 그저 아이가 흥미 있을만한 영어그림책을 사다 읽어주고
영어로만 된 만화를 보여줬을 뿐인데.
이게 그렇게나 대단하고 엄청난 노력인지 가끔 혼란스럽다.
아이 또래친구들은 영어유치원을 다니거나 학습지, 학원을 통해서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가 영어 시험을 잘 치지 못하더라도 언어로써 영어를 구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어 성적이 잘 나오고 싶다면 아이가 결국 찾아서 공부하게 될 테고
아이가 어릴 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건 이중언어로써 영어를 받아들이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남들 영어유치원, 학원, 학습지로 영어에 돈을 투자할 때,
그 돈만큼 모아뒀다가 훗날 아이가 필요할 때 적당히 전략공세를 해주고
미국여행이나 함께 다녀오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날을 위해서 나도 10년 장기프로젝트로 '언어로써' 영어 구사를 위해 영어책 읽기를 시작했다.
책육아는 가늘고 길게 꾸준히만 하면 언젠가 아웃풋이 나온다.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우리의 염원인 '영어'가 해결된다면
대한민국의 학부모로서 이보다 더 현실적으로 책육아가 좋은 이유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