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얻어 다 준 딸기 모종을 받은 나와 동생은 종종 딸기가 잘 자라는지에 대한 연락을 주고받았다.
우리 집에 온 딸기 모종이 비교적으로 꽃봉오리가 더 컸다는 걸 차치하고도 두 딸기의 성장 속도 차이가 컸다.
동생네는 식물조명에 영양제까지 주면서 정성 들여 딸기를 키우고 있던 터라 속상함과 의문점이 많았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 집은 아이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보일러가 가동되고 있어서 24도는 항상 유지되고 있는데 동생네는 맞벌이에 아직 아기가 없어 보일러를 켜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 보라는 나의 조언을 들은 동생이 딸기 화분을 안방 따뜻한 곳으로 옮겼고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드디어 딸기꽃이 폈다.
뭐 여기까지는 그냥 식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육아를 좋아한다고 하기엔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했다. 나 외에 다른 존재를 소중히 여기고 돌보고 또 잘 자라는 걸 보면 뿌듯하고 좋았었다. 육아도 마찬가지였다. 내 몸이 좀 힘들고 귀찮아도 아기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틈만 나면 식물을 들이고 소동물을 키우려고 했던 나의 습성..
아무튼 식물을 키우는 것이 육아와 참 비슷하게 느껴졌다.
빗대자면 아무리 돈을 들여서 영양제(사교육)나 조명(좋은 옷, 비싼 장난감)을 해줘도
양육을 위한 환경이 적합하지 않으면,
식물(아이)이 지금 원하고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니면,
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것.. 자라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아기가 어릴수록 가장 원하는 것, 부모와 함께 하는 꽉 채운 사랑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면
아이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다른 이야기지만, 딸기는 가정에서 키우기 아주 어려웠다.
많은 꽃을 피우고 딸기 열매가 맺히고 조금씩 빨갛게 물들어갔지만 수확의 기쁨은 누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