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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ating Kabin Sep 01. 2015

열두시 오십분, 한국이 그리운 시각

새벽께쯤 불어오는 그리움의 바람   

어느덧 새벽이 만연하지만 창문 너머로 반짝이는 불빛들은 저물 줄을 모른다.

문 밖에서 북적이는 목소리들,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환풍구 소리, 심지어 연신 울려대는 카톡 소리까지.

홍콩에서는 좀처럼 고요함을 찾기 힘들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지 어엇 일주일이 지낫다.

그 동안 나는 압정 밟은 어린아이마냥 허둥대기만 했다.  그리고 그런 채로 일주일이 소리 없이 흘러 갔다.

부모님이 그리울 땐 혼자 사는 삶을 탓하기도 하고,  질러 대는 목소리와 함께 밴드 연습으로 하루 종일 시간을 쏟아내야 할 때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모든 힘을 쏟기도 했다.


멀리 있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이를 밀어 내 보기도 하고, 헛헛한 감정을 메꾸려 일부러 더 많은 이들을 만나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하루 종일 굶은 배 물로 못 채우듯이 마음 어딘가 쓸쓸한 이 감정은 그 어느 것으로도 채울 수가 없었다.


짙어져 가는 새벽, 룸메이트 없는 방에 혼자 앉아 있는 난

나와 피를 나눈 가족들과

나와 어린 시절을 나눈 친구들이

너무나도 그립다.


한국을 그리며 하얀 모니터 안에 나의 그리움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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