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고 자신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데이비드와 해리엇은 큰 집에서 아이를 여럿 낳아 오손도손 화목하게 살고자 했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부모님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 큰 집에서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낳게 된 다섯번째 아이 벤은 특이했다. 이 아이는 아이인가? 를 넘어서 인간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힘이 셌고, 폭력적이었고, 분노에 가득찼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태어날때부터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벤을 요양소에 맡겼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 해리엇이 벤을 다시 되찾아온다. 돌아온 벤은 진화한 느낌이다. 적응을 하기 위해 얼마간 소란을 일으켰지만, 일정 시간 이후에는 가족들은 점점 흩어진다. 각자 살 길을 찾아 나간 텅 빈 집의 느낌은 벤이 난동을 피울 때보다 더욱 불쾌했고 서늘했다.
벤을 악이라고 말하기에는 동기나 의도가 아예 없고, 또 딱히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동물 죽이기는 큰 일이었지만, 그걸 벤이 했다고단정짓기는 어렵게 묘사되어있다. 그냥 정황상 그렇다는 것이지...) 그냥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그렇다고 외계에서 온 것도 아니고 인간을 넘어선 알 수 없는 존재이다. 그저 불가항력적인 어떤 생명체
죄책감과 미안함을 넘어서는 공포
어떤 생명체가 주는 무서운 에너지
행복하다고 자신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그러니까 이 말의 방점은 '행복'이 아니라 '자신하는 것'에 찍혀 있다.
우리는 벌 받는 거야
무엇 때문에?
잘난 척 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해야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행복해서.
그녀는 식탁이 길어지고 넓어지고 얼굴들의 무리가 그 주위에 몰려 있는 것을 보았다. 항상 웃는 얼굴들. 이 꿈은 비판이나 불화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기들...... 어린애들...... 그녀은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는 식탁의 넓은 광택이 어두워지는 듯이 보였고 거기에는 이방인이자 파괴자인 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