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025. 자세히 보아야

아이들이 2학년 때 워낙 다사다난했었기에

상담사 선생님께서 보건소와 연계한 ‘애플스 프렌즈’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셨다.

심리 정서 상담을 위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으로,

‘애플’이라는 햄스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친구들의 관계가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아이들이 다른 걸 하고 있을 때 햄스터가 집에서 나가버렸어요. 집을 나간 햄스터는 어떻게 됐을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햄스터가 신나게 여행을 다니는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선영이가 그린 그림은 조금 특이했다.

덜 그린 것 같기도 하고 땅 위에 떨어진 단추 2개 같기도 했다.



“선영아, 혹시 뭘 그렸는지 선생님께 말해줄 수 있니?”


“가구 밑에 숨은 거예요. 혼자니까 무서워서요.”


진하게 칠한 부분은 가구 밑의 어둠을 나타낸 것이었고 동그라미 2개는 햄스터의 눈이었다.


선영이는 몸이 아픈 할머니와 남동생이랑 사는 학생이었고,

선영이에게 혼자 있는 세상은 늘 두려움이었다.


아픈 아이는 자세히 보면 더 아프다.

선영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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