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와 한 권의 책이 남긴 것들
하늘에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고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그렇지 않다면 내 죽어도 좋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경건 속에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 무지개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
온라인에서 듣던 한 목사님의 주일 설교는 이 시로 시작되었다.
새해에는 이런 경탄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시가 떠올랐다고 하셨다.
너무나 오랜만에 이 시를 다시 들으며
새해가 막 시작된 이즈음에
자연에 대한 감탄과 순수,
그리고 그것이 인생으로 이어지는 길을
잠시 생각해 본다.
새해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런저런 결정할 일들을 앞두고 마음은 매일 분주했다.
그러던 중, 새해 첫 책으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마지막 챕터를 덮던 그날 저녁.
억누르던 생각의 고리 몇 개를 의식적으로 끊어 낼 수 있었다.
매사에 무질서보다는 질서를
삶의 안정과 방향을 이야기해 왔지만,
그 책은
편견이나 확신 너머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미약한 힘들의 연대.
어쩌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삶의 태도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삶의 태도와 활동에는 단면적인 특성만이 아니라
반드시 이면이 있으며,
세상은 하나의 얼굴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양면을 지닌 채 서로를 비추며 존재한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오늘 워즈워스의 무지개가
유난히도 내 마음 가까이 다가온 이유는.
한 발쯤 물러나 문제들을 바라보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경탄하는 한 해로 충분히 즐겁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