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삶

사는 대로 생겨요

by 손명찬


귀.

지금까지 들은 지혜,

세상의 소리,

시시때때로 당신이 담아준 메시지,

뭐든지 잘 듣고 기억하라고

붙어 있는 줄만 알았지요.


사고로 달팽이관이 깨진 다음에야 알았어요.


지혜를 향해,

세상을 향해,

당신을 향해 열려 있음을 선언하는

귀한 증거라는 것을.


곧, 배움은

주변으로 뉴스를 전파합니다.


눈아, 본 것을 향해 네 빛을 뿜어라.

코야, 맡은 것을 향해 네 숨을 틔어라.

입아, 여닫게 한 것을 향해 미소를 보내라.


더 나아가, 배움은

몸과 마음의 지체들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손아, 발이 달려갈 길을 열어라.

가슴아, 꿈을 위한 파티를 열어라.

사람아, 사랑아,

자유를 선포하고 마음문을 활짝 열어라.


*

생긴 대로 사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사는 대로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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