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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May 10. 2016

그리움에 대한 보고서

천만 개의 반짝임을 모아


나 지금 보고서를 쓰네

천 만 개의 반짝임에 대해, 깊은 밤

빈들에 나가 쏘아 올리는 보고서


아래와는 무관한다네

착한 척, 하나님 전상서

잘난 척, 익명의 투서

이쁜 척, 반성문 혹은 시

아픈 척, 넋두리 일기


밤은 은총이옵니다

온종일 충혈된 지혜로 충만이 넘치온데

어둑해질 무렵이면, 기다려

눈을 부비고 기지개를 펴고 창문을 엽니다

그러면, 마음 가벼운 곳에서

모이는 빛들이 제법 있사옵니다

모두 천만 개이온데, 어울려

꼭 하나의 별이 됩니다


뿌듯하게 바라봅니다

환한 가슴에 아, 순간이오나 불꽃놀이

개똥벌레 엉덩이 같은 추억의 잔치이옵니다


그러고 보니 별은

결국 사람의 얼굴이옵니다

떠나는 것도 사람

남는 것도 사람

지워내도 비워내도

나가려들지 않는 이 하나 있어

미소를 띄우는데

아아, 별빛이 아니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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