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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Nov 29. 2019

힘껏 코를 풀었네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서     

한참을 참아보다가

휴지를 찾아     

눈물을 닦고

코를 풀었네, 아주 힘껏.     


눈앞에서

별이 반짝반짝 했네.     


그것도 예뻐

한참 바라보다가     

울음 그치고

혼자서 웃네.     

   


눈물이 집을 나와 얼굴에 잠시 한 줄기, 물길을 낸다. 아래로, 아래로 흐르며 난처한 표정을 만지고 다독인다.

괜찮다, 주문 외우듯 말하며,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애쓸 것 없다. 이해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이해하려는 것은 착한 마음이 아니고, 무너진 마음이다.     

눈물이 흐르는 건, 청신호다. 울 수 있다는 건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는 거. 스스로 속이지 않겠다는 거. 속으로 삼키면 그대로 병이 되니까. 한 점, 얼룩 없는 마음이 어디 있으랴. 한 점, 부끄럼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내가 얼마든지 울기로 마음먹은 이상, 눈물은 솔직 담백한 영혼의 목욕물이다. 이미 벗은 마음을 또 다치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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