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명찬 Dec 28. 2019

아기돼지 삼형제 비기닝

어른을 위한 우화

     

옛날 옛적에 어느 시골마을에 아기 돼지 삼형제가 벽돌로 멋지게 집을 지어놓고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바람이 지나가다 아기 돼지들에게 전했어요. “저 산 너머에서 큰 늑대를 봤어요.”       


심각해진 아기 돼지 삼형제는 한 자리에 모였어요. 먼저 첫째 돼지가 자신 없게 말했어요. “멀리 도망을 갈까, 숨을까, 맞붙어 싸워볼까? 잘 모르겠네.” 둘째 돼지가 풀이 죽어 말했어요. “다 소용없어요. 늑대를 피할 곳은 없습니다. 우린 죽은 목숨이에요.” 이어 막내 돼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일단 기다려보지요. 늑대는 다른 마을로 지나갈지도 몰라요.” 고민 끝에 아기 돼지 삼형제는 그냥 기다려 보기로 결정했어요.     

 

늑대를 기다리는 동안, 아기돼지 삼형제는 깊은 생각에 빠졌어요. 첫째 돼지는 끝없이 망설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둘째 돼지는 마음속에 절망이 가득해서 용기는 없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막내 돼지는 위기 앞에서도 게으르기만 한 자신을 발견했어요. 그러자 아기 돼지 삼형제 모두의 머릿속에는 지난번에 늑대 한 마리를 멋지게 물리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어요.      


이윽고 아기 돼지 삼형제는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어요. 그리고 함께 손을 맞춰 분주히 일하기 시작했어요. 높은 언덕 위에 망루를 세웠어요. 활과 화살을 준비하고 덫도 놓았어요. 그리고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현수막까지 붙였어요. <늑대 환영!-벽돌집 사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일동>     


지나가던 바람이 늑대에게 이 소식을 전했어요. 늑대는 듣더니 나직이 말했어요. “전 동화 속 바보 늑대가 아닙니다. 지금은 만나러 갈 때가 아니네요. 그러나 언젠가는 꼭 찾아갑니다.”          


*

사랑과 평화가 소중해집니다. 자아를 발견, 재발견하게 됩니다. 공동체가 새삼 든든합니다. 용기와 결단력이 생깁니다. 심신이 잘 관리됩니다. ‘늑대가 있음’만 기억해도 좋은 일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네요.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



이전 07화 현자의 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