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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Dec 27. 2019

전철 속의 딜레마

잘 참고 사는 위대한 사람들


마음 산란하던 어느 날 오후,

전철을 탔고 빈 자리에 앉았다.
붐비지 않고 조용한데 혼자 시끄럽게 큰 소리로 통화하는 여자가 저쪽에 서 있었다.

그날 따라 유난히 신경 쓰이고 거슬렸다.
그런데 내 오른쪽 자리가 비자 어느새 그 여자가 성큼 한 걸음에 다가와 앉는 게 아닌가.
그녀의 비매너 통화는 앉아서도 이어졌다.

잠시 후 이번엔 왼쪽에 자리가 났다.
그러자 새로 탄 퉁퉁한 청년이 얼른 앉았다.
그에게서 역겨울 정도의 땀냄새가 났다.
이제 한쪽은 소음, 한쪽은 악취.



다른 자리는 없었고 난 다리가 많이 피곤했다.
시시각각 세 방향에서 조여오는 스트레스.
이중 뭘 견딜 것인가,를 눈을 감고 잠시 생각했다.
나름, 경우의 수가 있기에.

- 인내란 무엇인가.

- 인내의 열매는 무엇인가.
- 그들에게 나는 어떤 특징의 존재인가.

- 서로에게 금방 잊힐 만남도 인연은 인연인가.

고민하던 사이, 이내 반가운 안내를 들었다.
어느새 목적지에 이르렀다는.
제일 좋은 선택지로 괄호( ) 속에서 벗어났다.
피곤이 가중 되어 괴로웠으나 그 정도로 상황이 멈춰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
사실 나만 참아내면 아무 탈 없다.
내가 나를 참아내는 게 늘 가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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