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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Jan 11. 2020

푸드 파이터

food fighter


중국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키 크고 마른 체구의 20대 청년이 들어와 맞은편에 앉았다. 주인아저씨가 주문을 받기 위해 그에게로 갔다. 그는 시원한 목소리로 주문을 했다.


“짜장면 곱빼기, 탕수육 큰 거, 군만두... 하나씩 주세요.”


순간 식당 안에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그를 쳐다봤다. 주인아저씨가 걱정스럽다는 듯 “배가 많이 고프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도 배까지 오버해서 문지르며 “배가 많이 고프다.”고 말했다. 주인아저씨가 피식 웃자 그도 따라 웃었다. 그러더니 “짬뽕도 한 그릇 추가해 달라.”고까지 했다.


주인아저씨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냥 주방에 주문을 넣었다. 사람들은 그를 계속 힐끗거리며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모두 나왔다. 그는 음식을 잠시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먹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청년 셋이 문을 열고 우르르 들어오더니 그에게 말했다.


“치사하게 먼저 먹고 있기냐.”          


*

선입견이나 착각, 오해란 바로 이런 것. 집단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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