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후에

by 손명찬


배운 것으로 그냥 끝내세요. 두리번거리지 마세요. 복사한 것, 남에게 써먹으려 들지 마세요. 자신의 성장에 쓰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요.


나만 아는 지식이 있겠어요? 지식 말고 경험을 나누세요. 시간이 있거든 그냥 나누세요. 차 한 잔의 수다 정도가 좋겠어요.


모든 감각을 활짝 열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보세요. 지금이 언제이고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묻는 걸 그만 멈췄다는 것은 더 이상 배우고 싶지 않다는 뜻이잖아요. 몇 마디 흉내 내는 앵무새가 말을 한다고 호들갑 떠는 것과 같잖아요.


지금 할 말이 아닌 말이 떠오를 때는 무시하거나 잊어버려도 괜찮아요. 사람 앞에서 쉬이 내뱉는 건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지요. 게다가 헷갈리게, 확언과 단언은 더더욱 아니지요.


가르침의 욕망을 채우려고 여기저기서 배움을 베껴 버릇하지 마세요. 진짜 선생님들이 보면 훤히 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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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ing - r = leaning

‘배움’에서 알(r)맹이가 빠지면 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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