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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Mar 09. 2020

하늘 가는 밝은 길


러시아 어느 들판에서
동서남북으로 뻗은 지평선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작은 언덕 하나, 사이에 없는 평지로요.
 
삶이 평탄하다면
이와 같겠구나, 잘못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살면서 늘 거칠 것 없음을 꿈꾸지만
현실은 꿈에 부응한 적이 별로 없으니까요.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차이 가운데
산과 강과 사람과 길 같지 않은 곳도 만나고
높고 낮은 봉우리와 골짜기와 절벽과 늪도 만납니다.
 
그러면서도 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옆길과 샛길이 신작로처럼 시원히 뻗어 보여도
용케 가지 않는 것은 제 길이 아님을 아니까요.
화두, 수수께끼를 풀라는 삶은 아니니까요.
 
오늘도, 당신은 씩씩하게 저만의 길을 갑니다.
길에 듬성듬성 놓인 것들 때문에 자신 없어 하면서도 오후쯤에는 또 다음 길 근처까지 가 있는 당신.
서로 열심히 살다가 길 끝 출구에서 기쁘게 만나요.
 

*
당장은 편치 않더라도, 마음은 늘 평안하시길.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끝 무렵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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