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와 혼돈 사이, 있음과 없음 사이, 시작과 끝 사이, 빛과 어둠 사이, 하늘과 땅 사이, 낮과 밤 사이, 사랑과 미움 사이, 선과 악 사이, 좋음과 싫음 사이, 쉼과 노동 사이, 높음과 낮음 사이,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 기쁨과 슬픔 사이, 희망과 절망 사이, 신뢰와 불신 사이, 모임과 흩어짐 사이, 유한과 무한 사이. 참과 거짓 사이.
그 사이에는 사람이 중심中心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줄 알고 뻔뻔히 살았는데, 모양은 제법 그럴싸했는데, 사람이 있긴 있었는데, 무게 중심重心 잡으라고 있었는데, 사실은 섭리가 있었는데, 임무가 있었는데, 날 믿어주었는데, 그걸 모르는 나는 왕 노릇에 판사 노릇까지 했는데, 줄다리기를 했는데, 왔다 갔다 했는데, 게다가 멋대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