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명찬 May 21. 2020

우리 사이에

 

겪어 본 사람은 압니다.     


물길의 사이 -

다음 갈 길 따라 부지런히 흐르지 않으면

그 가운데에서 뱅뱅 돌거나 꽁꽁 움츠려 썩고 맙니다.    


시간의 사이 -

비집고 들어 앉아 곰곰이 침묵을 배우지 못하면

끝까지, 끝나고 난 후까지 답을 알지 못합니다.


사람의 사이 -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 내밀어 잡아 주지 않으면

눈빛마저 흔들리며 서로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과因果의 사이 -

바로 내가 원인을 넘어 원흉일 수도 있음을 모르면

미련하게도 그 결과의 이유, 죽어도 모르게 됩니다.      


겪어 본 사람도 모릅니다.     


왜 사람은 한자로 쓰면 인간人間일까요?

사람의 사이에 있는 게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뜻인가요?

왜 말과 말 사이에는 간혹 사이시옷(ㅅ)이 필요한 건가요?

앞의 말을 사람(ㅅ)이 떠받치고 있는 건

혹시 말한 사람이 책임지라는 뜻이 아닐까요?     


*

사람에게도 세상에게도 ‘좋은 사이’가 되어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