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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손명찬
Nov 03. 2020
하늘과 땅 사이
하늘은 땅을 잘 압니다.
땅의 것이 모두 하늘로부터 왔기 때문입니다.
땅은 하늘을 잘 모릅니다.
하늘이 보낸 것은 포장도 내용물도 버겁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하늘과 땅 차이는 아주 큽니다.
오해가 있다고 하면 꽤 클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은 늘 안타까워합니다.
사실은 땅에게 다 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땅은 늘 아쉬워합니다.
사실은 너무 미안해서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하늘은 땅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땅에서 자라는 것은 모두 하늘을 향한다는 것을 압니다.
땅 역시 하늘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비취는 빛, 내리는 비가 때맞춰 온다는 것을 압니다.
하늘과 땅 사이, 그 가운데 사람이 있습니다.
난처한 표정으로 눈을 깜박이고 있습니다.
하늘이 얘기하면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이 얘기하면 땅을 내려다보면서요.
끄덕이다가는, 갸우뚱거리다가는 하면서요.
사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서요.
*
하늘과 땅 사이,
'
통로
'
가
될 수도 있다
는
그
삶이 그립습니다.
keyword
하늘
마음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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