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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asee 플로라씨 Mar 09. 2018

'영미'에 대하여

아름다운 꽃


'영미'가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덩달아 저도 스타가 된 기분이에요.


출처: 연합뉴스


아, 내 이름이 유명해지다니.

여기저기서 영미마케팅도 떠들썩한 걸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나는 영미입니다

80년대 초반 미영이, 지영이 등과 함께 유행했던 이름.

자라면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이름이 싫었어요.

특색도 없고 '영자'라고 놀림받는 것도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되었거든요.


대체 왜 내 이름은 영미인거야?하며

누가 이름을 지었는가도 부모님께 물어 확인했어요.

영미라는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대요.

언니와 저를 '미'자 돌림으로. 의미없이 그냥 지으신 건 아닌가 의심도 했었어요.


학생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에는 꽤나 이름탓을 했어요.

사고 안치고 조용했지만 주목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덜해지긴 했지만 그저 아름답기만한(?) 꽃부리 영(英)에 아름다울 미(美)가 늘 아쉬웠어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 탓에

쉽게 기억되거나 의미있는 이름이고픈 욕심이었던가 싶습니다.


벌써 몇 년전, 출처: KBS2 TV


이름에 대한 한으로 아이들은 흔치 않은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고심하며 지은 덕인지 같은 이름이나 비슷한 이름도 아직 보지 못했어요. 이름이 좋다는 말도 종종 듣구요.


이 녀석들이에요. 오른쪽이 첫째 서로, 그 옆이 유노


왜 그렇게 이름 탓을 했던가.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서도 한참을 그랬어요.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지나고

현재에 비춰 과거를 돌이켜봅니다.


누구 탓을 하고 원망하고 싫어하는 건

증명하고 싶지만 지극히 낮은 자존감 때문이었어요.

걸 인정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습니다.


존재감은 이름 석 자로 채워지지 않는 것임을,

이제 알아요.


그래서인가  불리면서 정든 탓일까

아니면 이제 자존감이 든든해진 덕일까


를 대신하는 일반명사보다

'영미'라는 고유명사로 불리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 동안 아껴주지 못한 나를 오롯이 인정하면서

앞으로도 쭉 자기애가 폭발하는 '영미'로 살아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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