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喪失).
다시 볼 수 없음이 매일 되새겨졌다. 내가 뭘 더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도 계속 들었다. 무력감에 힘들었다. 아무 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괜찮냐고 묻는 지인에게 화를 냈다. 두 번 다시 가족을 잃은 어떤 사람에게라도 괜찮냐고 묻지 말라고. 건넬 말을 찾지 못해서 라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지인의 마음을 몰랐던 건 아니지만 그렇게 화가 났다.
꼭 내 동생을 앗아간 것 같은 세상에게. 이 나라에게.
그러던 어느 봄 날 라디오에서 들었다. 조용한 차 안이라서 였을까. 아나운서가 조용조용 읽어 내리는 글귀가 파고 들었다.
들어봐. 너에게 해주는 말이야- 하는 듯이.
그 후로 그 글귀가 있는 책을 찾아 읽고, 수첩에 적어뒀다.
적어두고는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찾아 읽고 또 읽었다.
그즈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는 사람들과 엮인 SNS를 떠나 글을 쓰고 싶었다. 죽음에 대하여, 그로 인해 생긴 미운 마음들이 그대로 가 닿는 게 싫었다.
치유의 글쓰기 라 이름 짓고 그 아래에 글을 썼다. 이전과 조금 달랐다. 주제의 힘인가 나를 조금 가려두고 쓴 덕인가 하나 둘 글을 풀어낼 때마다 크게 한 숨을 내 쉰 기분이 들었다. 이게 글쓰기의 힘인가 했다.
이 마음이 시작이었다. 은희경 작가의 글에서 위로 받았듯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써야지. 다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