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말자. 서두르지 말자.
나는 글을 쓸 때 휴대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한다. 오래된 모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타가 잘 난다.
오타의 이유 중 50%는 내 손가락 힘이 부족한 걸 수도 있겠다. 꼭꼭 눌러 쳐야 하는데 급한 성격이 손끝까지 번져있어서 슬쩍 누르고 눌렀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나머지 50%는 무선연결이라는 특성상 신호가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방금 이 한 문장을 치면서 백스페이스를 20번은 누른 것 같다.
서두르지 말자. 서두르지 말자.
요즘 나에게 거는 주문이다. 나는 급한 성격이면서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사람이다.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실행하는 것이 어렵다. 음악을 들으며 독서를 하는 것이 안된다. 귀에 들어오는 자극이 없어야 집중이 가능하다.
그런 내가 자꾸 빠르게 이것저것 다 하려고 하다 보니 다치기도 하고 일이 엉망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게 말을 하게 된다.
서두르지 말자. 천천히 해도 돼.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타이핑해서 곱씹으면서 자꾸 오타가 나서 살짝 화가 나려고 했다가도 시간에 쫓기는 작업도 아닌데 어차피 문장을 음미하고 싶어서 하는 작업인데 싶은 생각이 들어서 천천히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편하게 글로 옮길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데 한 편으로는 이렇게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급한 성격에 쫓기지 말고 천천히 가라는 하늘의 뜻이려니 한다.
실수하고 소통의 오류가 생기고.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나. 삶에서 백스페이스를 누를 수 없으니 찬찬히 살피며 느리게 가야겠다. 그게 나의 속도니까.
한 박자 쉬면서 심호흡 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