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하는 봄은 어떤 빛일까

봄을 맞이하며

by 한송이

아침 라디오에서 오늘은 정말 봄날씨 같다는 말을 들었다. 지용에게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단다.


아직 감기 기운이 있는 우리는 일기예보를 모르는 사람들처럼 갖춰 입고 집을 나섰다. 오랜만의 외출에 바다는 몸을 일으켜 쉬지않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집을 나서자마자 놀랐다. 아파트 입구 벤치에 아홉 명의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다 같이 누가바를 드시고 계셨다. 밖에서 아이스크림을 드신다니 이보다 확실한 증거는 없다.


노점상에서 두부 파는 사장님도 털모자를 벗으셨고, 바다랑 똑같은 비니를 쓴 형아는 엄마가 밀어주는 자동차를 타고 나왔다. 아파트 중앙광장에는 인라인을 타는 아이들과 얼음이 든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활기찬 바깥세상을 보니 이미 봄이다. 드디어 아파트 현관에서 얼었던 칠보산 흙 녹는 냄새가 난다. 곧 목련나무에 새하얀 꽃이 피어나 베란다를 환히 밝히고 동네엔 달콤한 계수나무 향이 솔솔 풍기겠지.


짧을지도 모르는 봄이라는데. 벌써부터 조바심이 난다. 아기와 함께 보내는 봄은 어떤 빛일까.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2025년의 두 번째 달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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