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한번 읽어보세요
따끈따끈한 브런치 작가가 왔어요.
두 번 탈락 끝에 드디어 어제,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러므로 지금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아주 따끈따끈한 상태이다. 작가 ‘승인이 되면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써 보아야지’ 하며 기획해 놓은 글 세편을 심사 때 제출해 놓고 결과가 발표 나면 나머지 일곱 편의 글도 마저 다듬어 보자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브런치 작가가 되어 발행을 하기 위해 조금 더 고쳐 쓰려고 보니 '이것은 잠시 내려 두어라' 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신 나에게 글쓰기에 적합한 이런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브런치 작가 지원을 격려하며 떨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들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역시 사람이구나. 지금의 나도 그런 만남으로부터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는 그 기억을 되돌려 주어야 하겠다는 마음과 함께 '이 이야기부터 써 내려가는 것이 맞지' 하며 시간의 순서가 바로 잡혔다.
예전의 나처럼 아직 브런치는 먹는 것 인 줄만 아는 분도 어디엔가는 한 분쯤은 계실 수도 있을 것 같고 글을 쓰고 싶어 작가 지원을 했지만 아쉽게 탈락하여 씁쓸한 영혼을 홀로 달래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탈락해도 나는 상처받지 아니했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그 변명의 마음조차도 느낌이 뭔지 안다. 브런치 작가 도전을 했다가 떨어지는 이 사건은 정신적인 여운이 생각보다 깊게 남기 때문이다. '또 도전하시면 되지요' 하는 위로의 말도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이제는 알 수 있다. 어떤 일을 몇 번 경험하고서는 세상을 아는 것처럼 확신하는 꼰대 증상이 나만의 고질병인 것도 같지만 정확히 기호화할 수 없는 이런 감정도 분명 실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냥 '알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호기심이 일어 이 느낌 한번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은 열심히 준비해서 떨어져 보시면 된다. 열심히 준비해도 떨어지시는 일들은 분명히 있다. 꼭 브런치 작가 신청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열심히 준비하다 탈락하신 그분들과도 나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 믿고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 내가 또 도전했다 하면 떨어지는 것에는 거의 전문가 수준인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끈따끈한 나의 이야기 -'기왕 브런치에 도전하기로 하였으면 잘할 것이지 왜 탈락했으며 무슨 염치로 또다시 어떻게 도전하게 되어 작가 승인을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도전 안에서 나는 누구를 만났으며 어떤 성장의 경험이 있었는지'를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
이렇게 나는 두 차례 탈락의 슬픔 그리고 마지막 합격의 기쁨도 함께 나누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이미 브런치 작가 지원에 관한 글이 차고도 넘친다. '브런치 작가 되기 노하우', '브런치 삼수만에 합격했어요' '브런치 글 한 개로 단번에 합격' 제목도 정말 다채롭다. 이런 와중에 내가 한 줄 보태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보았다. 생각을 하니 생각이 있다더라는 책 제목처럼 생각 속에 드러난 행동의 본질은 ‘연결’에 있다는 매듭이 지어졌다. 나 혼자 무엇인가를 간직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써 내려가며 나눈 모든 순간이 '연결'이었다. 또한 나의 '연결'과정이 글로 변하여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하여 시작된다고 하니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이 제 길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여 기분 좋은 설렘도 있었다. 설렘이 원동력이 되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와 읽으시는 분들도 연결해 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이야기를 전하기로 했다.
브런치 작가 지원에 탈락하고 나면 슬픈 여운이 마음에 남는다. 슬픔과 함께 정신적 충격도 없지 않지만 반드시 뒤따르는 성장의 경험도 있다. 그러니 나처럼 글쓰기를 꿈으로 품고 지원을 하시는 분들은 기왕이면 탈락 없이 합격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쓰기 사작했다. 처음에는 나의 브런치 작가 지원의 동기와 내가 경험한 과정, 작가 승인이 되기 위한 노력 등 이 글 포함 총 여섯 편을 써 보려고 했는데 이야기를 전하다 보니 멈출수가 없어 이 꿈의 서랍은 적어도 나의 첫번째 책이 출간되어 내 책을 가족과 지인이 아닌 모르는 분이 구입 해 주셨을때까지의 감동을 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브런치에 아직 글 한편도 발행하지 않은 시점에서 지원 자체만으로도 따뜻하고 감사한 연결이 있었으니 책이라도 한권 나오게 되면 정말 할 이야기가 많아질 것 같아 흥분이 된다. 무엇보다도 내가 ‘작가’의 꿈을 품기 시작 한 시점부터 함께 성장을 시작 한 브런치 플랫폼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 무엇을 기록하고 전할 수 있게 된 출발에 감사하며 꿈의 서랍을 연다.
2022년 여름같은 5월의 어느 휴일 Florida Clearwater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