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잃어버린 치아를 대신하기 위하여 입 안에 끼우는 인공 치아.

by 글쓰는 욜란다

#틀니#안산#김민석#치과#겨울#추위#출혈#약#약국


'치과에 혼자 가서 틀니를 하느라 고생했다'시던 아버지 말씀이 생각났다.


그 해 겨울은 겨울인 것 만으로 고생이었다.


"나는 혀가 꺼메 아주! 이도 숭숭 빠지고" 한국으로 부터 아버지의 전화이다.

"계속 담배 그렇게 피고 믹스 커피 마시니까 그러지. 그러게 거기서 혼자 왜 그러고 있어, 자식들 걱정시키면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수화기 너머로 다투시는 부모님의 음성에 다 큰 자녀는 여전히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버지는 미국 오기 몇 해 전에 언니와 함께 '브리지' 해 드린 치아도 더 이상 사용 하실 수 없어 남은 이와 함께 모두 발치했노라 하셨다. 틀니를 하기 위해 발치 후 잇몸 회복을 기다리시느라 얼굴이 꼭 하회탈 같더라는 이모의 증언도 있었다. 자녀들 신세 지지 않으시려 보험 본인 부담경감 혜택이 더 확실 해 진 시점을 기다리시려고 하회탈을 자쳐하셨다 생각하니 짠한 마음인지 화가 난 것인지 알 수 없는 두 마음이 내 목구멍을 메운다.


"누가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더 좋아지려고 가는 치과를 뭐 그렇게 무서워하신다니."

싫은 소리는 통 안하시는 둘째 이모도 이 부분에서 한 문장을 거드신다.


치과 한번 가려고 하면 이전에도 기어코 일하는 두 딸을 모두를 대동하고 병원에 가야만 하셨는데 그 해 겨울에는 아들 딸 모두 타지에 가 있어 홀로 치과를 다니느라 참 무섭다며 앓는 소리를 하셨다.


"피가 어트케나 많이 나는지, 또 내가 고생을 어트케나 했는지 모른다."


치과가 있는 곳이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중간에 또 갈아타야 한다'는 말씀을 듣다 보니 꽤나 먼 곳인 듯했다.


"아빠, 치과를 왜 그렇게 멀리 다녀. 함께 다녀 줄 사람도 없잖아요. 발치하고 피나면 얼마나 지치는데 그냥 동네서 다니시지."


한국의 겨울은 올해도 그렇게나 맵다던데...... 이 없이 잇몸으로 한 계절을 버티기가 더 매웠을 텐데. 이제 그만 캘리포니아로 오셔라 해도 홀로 고집을 부리시다 불쌍한 모습으로 이 없이 다니셨을 아버지의 모습에 내 두 마음이 또 그렇게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