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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Jan 04. 2023

책을 통해 내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

[목적이 이끄는 삶]


40대 초반 어떻게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그즈음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24살에 결혼해서 세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의 삶을 살아왔다. 30대는 너무 우울했고 무기력했다. 내 삶의 계획이나 목적 같은 건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은 미국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목사님이 쓰신 책이었다. 100만 부 이상 팔린 기독교서적 중의 베스트셀러이다.

40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하루에 한 챕터씩만 읽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하루에 한 챕터씩 40일 동안 열심히 읽어나갔다. 마지막 40일째 되는 날이 우연히도 내 생일날이었다.

마지막 장을 다 읽고 책을 덮는 순간,

'상처 입은 영혼의 위로자가 되어라'란 마음의 울림이 있었다. 절대 내 생각이 아니었고 너무나 명확한 심연의 목소리였다.

난 지금도 성령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고 느낀다.


상처 입은 영혼의 위로자가 되는 게 내가 이 땅에 온 목적이란 말인가? 그럼 교육심리학을 전공했던 것도 이미 주님의 계획하심이었던 걸까?

그날 경이로움과 신비스러운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난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고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곳이 연대 연합신학대학원의 상담전문과정이었다.


1년 반의 비학위과정이고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있어서 전업주부가 시작하기엔 딱 적당해 보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신청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첫 수업을 하루종일 듣고 온 날 오랜만에 공부를 해서 몸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누가 들을까 봐 이불을 덮고 엉엉 울었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 시작된 상담공부는 너무 재미있었다. 원래 나이 들어하는 공부는 꿀맛이라 했던가?

1년 반의 과정을 잘 끝마치고 그 이후에 석사과정도 하게 되고 자격증도 따고 심리상담사가 되었다.


정신과에 취직되어 전문심리치료사도 되고 독립해서 심리상담카페도 차리고 지금은 예쁜 나만의 심리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을 읽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기다가 주님의 뜻이라면 무조건 순종하는 마음도..


어린 시절부터 30대까지 참 심리적으로 상처도 많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그 책을 읽었을 당시에 난 삶의 의미나 목적 같은 거 나랑은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에게 미래라는 건 그냥 뿌연 안개가 낀 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이 땅에 온 목적대로 '상처 입은 영혼의 위로자'로 살고 있기에 너무 행복하다.

하루하루가 벅차고 감사하다.


한 권의 책으로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우울하고 무기력했던 전업주부가 어엿한 심리상담사가 되고 상담실을 운영하면서 마음이 아픈 분들을 위로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된 사건.

이 책을 주문해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지금의 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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