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연습을 하고 부모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신이 양육을 받았던 방식대로 자녀를 양육한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 수가 없다 그렇게 가족 간의 문제가 점점 커지고 그냥 포기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오해만 가지고...
그런 가족이 상담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치유하기 위해 상담실을 찾았다. 그것도 멀리서 기차를 타고 오셨다.
상담을 신청한 딸은 처음에 아버지가 상담에 오실 거라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저희 아버지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세요. 감정표현도 거의 못하시고 저한테 관심도 없으신 것 같아요. 저 결혼하고 저희 집에도 한번 겨우 오신 분이세요. 상담에 절대로 안 오실 거예요"
하지만 며칠 후
"선생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아버지가 상담하러 오신대요" 란 문자가 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가슴이 벅찼다.
모두 크리스천이셨기에 이번 상담이 더 기대가 되었다. 상담의 과정을 성령님께 의탁하며 기도로 준비를 했다.
멀리서 올라오시니까 2시간씩 3일 연속으로 상담을 하기로 했다. 마음의 부담이 느껴졌지만 그 모든 과정을 주님께서 잘 이루어주시리라 믿었다.
드디어 상담 당일 세 분이 상담실로 들어오셨고 아버지께 어떤 마음으로 오셨냐고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대답이 아버지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버지가 " 이 상담을 위해 기도를 하면서 왔습니다"라고 하셨고 그 말을 듣고 딸은 울음을 터뜨렸다. 평소의 무뚝뚝한 아버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거라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에
" 내 분신 같은 아이예요"라고 하셨고 아버지의 속마음을 처음 들은 딸은 오열했다.
" 아버지가 절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상상도 못 했어요"
상담하는 2시간 내내 이런 감동의 연속이었다.
서로 사랑하지만 말로 표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가족. 정서적인 따뜻함을 받아본 적 없었던 아버지는 아내나 자녀에게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가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내분은 평생 남편의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갈구하며 사셨다고 했다. 하지만 무슨 말만 하려면 버럭 화부터 내는 남편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다 지쳐서 포기하신 상태였다.
겉으로 말 수가 없고 무서운 남편 눈치만 보며 사셨다는 어머님께 남편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뭐냐고 여쭤봤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야.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러자 쑥스러운 듯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지., "
평생 듣고 싶었던 그 말을 남편에게 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다.
가정이 살아나고 관계가 회복되고 난 후 이분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 앞으로 잉꼬부부로 사실 거예요."
그러자 아버지가 기쁨이 충만한 눈빛으로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며 말씀해 주셨다.
눈물로 범벅이 된 상담이었지만 어떤 상담보다 뿌듯하고 행복했다. 나 또한 이런 감동의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