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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고통 없는 삶이란 없다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나?
by
정민유
Apr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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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은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오랜 시간 폭식과 우울, 열등감 때문에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물었다.
그 질문을 하는 그녀는 어떤 대답을 원했던 걸까..?
참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기에 50년 이상 산 나에게서 작은 희망이라도 보고 싶었을까?
그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해보았다.
상담에서는 상담자의 이야기를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다.
상담의 주인공은 내담자이기 때문에..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기에 나의 삶을 이야기해주었다.
어린 시절엔 열등감 덩어리였고 가족 내에서는 소외감을 느꼈고 마음 둘 곳이 없었다.
30대까지 많이 우울한 사람이었고 자존감도 낮았었다.
40대가 되면서 그동안 눌려있었던 것들이
분노감으로
표출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며 역동적으로 살았다.
상담 공부를 하며 내가 원가족에서 힘들었던 이유도 알고 상담을 받으며 부모님에게 받았던 상처도 치유했다.
50대가 돼서야 균형이 맞혀지면서 안정감도 생기고 지금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황금기면서 만족감이 가장 높다
.
"나도 우울감이 심한 시기에는 살아갈 이유도 모르겠고 힘든 삶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 힘겨움을 견뎌내며 버티다 보니 지금은 살만해졌고 이렇게 다른 사람의 치유를 돕는 사람이 되었네요.
내 경우엔 인생은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져요"
내 이야기를 들으며 울컥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
"저도 그렇게 좋아질 수 있을까요?"
"그럼요. 저는 충분히 좋아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내가 도와줄게요"
어린 시절부터 외모 콤플렉스와 왕따를 겪었고 권위적이고 차가운 부모님께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분들이셨으나 도덕적 기준이 높으셔서 딸에 대한 기대도 크셨다.
그런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낀 딸은 자신이 부족하고 문제가 있다는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한 번만이라도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며
절규하며 울부짖는 그녀.
"한 번만이라도 따뜻하게 날 안아주며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그 모습은 마치 세찬 비를 맞으며 혼자서 떨고 있는 작은 새 같아서 마음이
저며왔다
.
남편도 표현이 별로 없는 무뚝뚝한 사람이라
그녀의 결핍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성실하고 착한 남편이었으나 정서적으로 소통된다는 느낌이 없었기에 그녀의 외로움은 오히려 더 커졌다.
사랑받기 위해선 예뻐야 되고 날씬해야 하고.
그래서 부정적 감정이 생길 때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고 그리곤 후회하고 토하고 그런 자신을 자책하고 미워하는
.
.
결국은 자기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사랑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이 힘든 시기를 겪어내고 있기에 내 이야기에서 조금은 희망을 느낀듯했다.
"고통 없는 삶이란
없어요. 그게 인생의 전반기에 올지, 중반기, 후반기에 올지가 다를 뿐... 견뎌내다 보면 활짝 웃을 날이 반드시 올 거예요"
"정말 그렇게 되길 바래요. 꼭!!"
지금은 소식이 끊겼지만 그녀가 가끔 궁금하다.
그때보다는 덜 힘든 삶을 살고 있으려나..?
폭식증은 많이 좋아졌지만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거기까지는 상담이 진행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게 되어서
상담자로서 못내 아쉬운 상담이었다.
그녀가 어디선가 밝은 얼굴로 살아가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따라 그녀의 유난히 반짝반짝 빛나던 눈빛이 그립고 보고 싶다.
keyword
자존감
상담
열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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