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준비 중이신가요?- 이혼 준비 심리상담

by 정민유


"지금 통화 가능하니?"

며칠 전 이른 아침에 친구한테 카톡이 왔다.

무슨 일인가 바로 전화를 했더니 작년에 결혼한 딸이 이혼을 하겠다고 해서 통화를 하고 싶다고.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집안 좋고 능력 있고 외모도 훈남인 사위를 얻어서 너무 좋아했었는데...


요즘 정말 이혼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혼인 대비 50%를 넘어서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요즘 이혼을 앞둔 분들의 상담이 많다.

어차피 이혼을 할 건데 굳이 왜 상담이 필요하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길게 결혼생활을 했건 아니건 이혼은 삶에 있어서 엄청난 상실의 경험이다.


결혼을 결심할 만큼 배우자를 사랑해서 결혼했고 이혼하고 싶어 하는 그 문제 말고는 함께 했던 좋은 추억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결혼 전에 너무 잘해주고 맞춰주다가 결혼 이후 태도가 확 바뀐 배우자가 다시 예전에 연애 초기의 모습으로 변하길 기대하기도 한다.

이혼을 하면 그런 좋은 기억들도 떠나보내야 한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웠던 추억이 사라지는 거다.

그래서 더 망설이게 되는지도 모른다.


친구 딸도 연애기간이 짧아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고 연애 초기 잘해주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거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본래의 성격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이혼하겠다고 결심했는데 막상 이혼하려고 하니 잘해줬던 좋은 기억 때문에 망설인다고 한다.


최근엔 결혼한 지 5년 이내에 이혼을 결심하신 분들 상담이 많은데 아마도 자녀가 생기기 전에 빨리 개선될 것 같지 않은 결혼생활을 끝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부모님들도 자녀가 이혼을 결심하면 말리시기보다는 오히려 더 이혼을 시키시려는 경향이 있다.



이혼의 원인은 배우자의 외도나 성격장애, 폭력, 경제적인 문제, 원가족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이 되지 않은 것 등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결혼 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자책하는 경우도 많다.


결혼 전에도 그런 문제가 생길 거라는 사인이 있었으나 좋아하는 감정 때문에 가볍게 넘어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안목을 믿을 수 없게 되어 앞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혼을 삶에서 실패했다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루저라고 느끼기도 한다.

아무리 이혼이 흔하다고 해도 자신이 이혼한다는 걸 스스로 용납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엄연히 배우자의 잘못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 참았어야 하는 거 아닐까?'

'다들 참고 사는데 내가 유난 떠는 건 아닐까?'란 생각을 하시기도 한다.

심지어는 지속적인 폭력을 당하고도 내가 잘못해서 맞은 거라고...


그래서 이혼을 한다고 확고하게 결심했다가도 수시로 마음이 왔다 갔다 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혼이 그만큼 큰 문제이니 그렇게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당연하다.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우유부단하신 분들은 더욱 그런 특성을 보인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결혼생활이었다고 해도 얼마나 힘든지를 알지만 이혼은 그 이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엄청난 불안감을 야기한다.

이혼을 결단하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이혼 이후의 삶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심리적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오롯이 혼자 살아야 하니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 의존적인 분들은 이 외로움과 공허감을 엄청나게 고통스러워하신다.

예상했던 고통보다 막상 닥치면 훨씬 힘들 수 있다. 배우자가 했던 역할들을 이제는 혼자서 해나가야 한다.


배우자에게 받았던 상처 때문에 이성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끼고 새로운 상대를 만나서도 신뢰감을 형성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겪어내기엔 혼자서는 역부족일 수 있다.


결혼을 잘하기 위해 결혼 준비 상담도 필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이혼 준비 상담도 꼭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세상에 어떤 문제에도 정답은 없다.

이혼한다고 더 행복해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을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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