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궁합 정말 맞을까?
INTJ 남자와 ENFP 여자의 커플상담
지난주 INTJ 남자와 ENFP 여자 커플이 상담을 위해 상담실을 방문했다. 성향 차이만큼 겉으로 보이는 외모도 대조적으로 보였다. 여자분은 밝은 꽃무늬 원피스에 긴 생머리를 하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고 남자분은 검정 바지에 흰 셔츠에 약간은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다.
INTJ 유형은 자기 신념이 강하고 독립적이고 논리적이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관계에 대한 욕구도 별로 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ENFP 유형은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고 배려심과 공감능력도 뛰어나서 어딜 가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인기도 많다.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을 중요시하고 소통의 욕구도 높다.
" 오늘 상담은 어느 분이 신청해서 오신 거예요?"
" 제가 신청했어요. " 역시나 예상대로 여자가 말했다.
"그럼 사귀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와인동호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처음에 밝고 명랑한 ENFP 여자에게 INTJ 남자가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자도 안정감 있고 스마트한 남자에게 끌려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 사귄 지 3개월 정도 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서 상담신청을 하시게 되셨나요?"
외향성의 여자가 먼저 대답을 했다.
" 처음에 남자 친구의 안정감 있고 차분한 매력에 끌려 사귀게 되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사고형이어서 그런지 제 마음을 공감해주지 못하고 감정 표현도 서툴러요. 그리고 만나지 않을 때 연락이 잘 안 돼서 불안하기도 하고요."
" 그러시구나. 남자친구 분은 어떠세요?"
" 전 우리 관계에 대해 크게 불만은 없어요. 단지 여자친구가 공감을 못해준다고 하니 어떻게 해줘야 되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난감하긴 해요. 그리고 전 하나에 집중하면 멀티가 안 돼서 회사에 있을 때는 거의 카톡 확인을 못하거든요."
"남자분은 관계에 만족하시는 거네요. 단지 여자친구가 본인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 때문에 힘드신 거고요. 그리고 성향상 공감이 힘들긴 할 거예요."
"맞아요. 내가 어떤 문제로 힘들다고 하면 그냥 힘들겠구나.. 하고 감정을 다독여주면 좋겠는데 자꾸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주려고 해요. 내가 원하는 건 솔루션이 아니거든요."
여자친구가 속상하다는 듯 말했다.
" 그럼 그럴 때 제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 거죠? 전 공감을 어떻게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거든요"
남자친구가 질문했다.
" 사실 공감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에요. 상대방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느껴보고 그 마음을 그럴 수 있겠다.. 그대로 인정해 주는 거거든요. 그게 힘들다면 그냥 안아주면서 '많이 힘들지?' 하며 토닥토닥해 주시면 돼요."
기다렸다는 듯 여자가 말했다.
" 맞아요. 그렇게만 해줘도 많이 위로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날 사랑하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표현을 너무 안 해주니까 '진짜 사랑하는 게 맞나?'란 생각이 들기도 해요.
" 남자친구 분은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좀 힘드신가요?" 내가 물었다.
" 네 집안 분위기도 칭찬을 해주시거나 감정표현이 거의 없었어서 그런 게 어색하고 오글거려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거 아닌가요?" 남자친구는 약간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감정 표현을 하는 게 익숙하지 않고 오글거려서 못하시는군요. 그런데 상대방은 표현하지 않으면 절대 몰라요.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원한다고 하면 좀 노력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제안하자 남자친구가 쑥스러운 듯 대답했다.
" 음.. 한 번 노력해 볼게요."
" 그리고 아까 남자 친구가 회사에 있을 때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하시다고 했는데 여자친구분은 연락이 중요한 요인인 것 같네요. 연락이 별로 없으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 나한테 관심이 없는 게 아닌가? 란 생각이 들어 외롭고 서운해요. 그래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는 느낌도 들고요."
슬픈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사실 연락 문제 때문에 힘들어하는 커플이 의외로 많아요. 이게 독립성과 의존성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고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가 말했다.
" 전 그게 아닌데 자꾸 서운해하니 저도 속상해요. 일할 때는 거기에 온 에너지를 쏟다 보니 그런 거거든요. 여자친구를 많이 사랑하는 건 분명해요."
" 그렇다면 중간에 한 번씩은 카톡을 보내주면 제가 덜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연락이 잘 되지 않더라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남자 친구의 성향상 그런 거구나.. 이해해보려고 할게요."
한결 밝아진 표정의 여자가 말했다.
" 그래요. 두 분 다 서로 사랑하지만 성향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들이 관계를 힘들게 만들고 있는 듯해요. 남자친구분은 독립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성향이 강하고 그에 반해 여자친구는 좀 더 의존적이고 관계중심적이어서 만족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 보여요. 앞으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 조금 더 배려해 주고 진심을 표현해 준다면 풀릴 수 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드네요."
두 사람 모두 처음보다는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변해있었다. 따뜻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커플상담을 통해 그동안 힘들었던 부분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소통해 보는 경험이 이 커플이 앞으로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