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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Dec 29. 2023

내가 하는 일의 퀄리티 5% 높이기

새해 목표가 생겼다


다음 주까지 <소란글방>에서 내년의 목표나 버킷리스트로 글을 써가기로 했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소재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카톡"

그때 카톡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춘천에 사시는 지인샘이 채팅방에 카페 사진을 올리셨다. 

" 일명 손흥민 카페라는 곳에 왔어요. 여기는 축구장뷰에 인테리어가 특별하지도 않고 커피나 디저트류가 유명한 것도 아닌데 가끔 생각나서 오게 되는 곳이에요. 오늘은 내가 여기 왜 오게 되는지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 왔어요"

워낙 유명하고 특별한 카페 투어를 많이 하시는 샘이어서 평범한 듯 보이는 그곳의 사진을 보며 나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게요, 샘이 굳이 왜 그 카페를 가게 되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밝혀지면 알려주세요" 나도 바로 답문자를 보냈다.

"   두리번두리번 해볼게요" 마치 형사가 된 듯 매의 눈으로 카페를 둘러볼 샘의 모습이 상상이 돼서 빙그레 웃음이 배어 나왔다


잠시 후 샘에게 카톡이 왔다. 이유를 찾았나 보다.

나도 궁금해서 얼른 읽어보았다.

" 현재 느끼는 건 딱히 눈에 띄지는 않지만 5%  높은 퀄리티 같아요.

이 정도면 괜찮은 뷰, 원두, 빵의 재료, 건축자재, 인테리어가 누적된 합계.

그러니까 결론은 모든 요소에서 5% 높은 퀄리티요"


그 대답을 들으면서 "모든 요소에서 5% 높은 퀄리티"라는 문구에 눈이 번쩍 띄었다.

바로 이거다! 뭔가 어마어마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의 퀄리티를 5% 향상시켜 보는 것으로 새해 목표를 정해보자.

바로 삶에 적용시켜 모든 요소에 뭘 포함시켜야 할까?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는 하나님과의 친밀감

최근 들어 몸과 마음에 힘든 일들이 생기면서 오히려 하나님과 더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 고난이 축복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아침에 성경을 읽고 기도하게 되고 운전을 할 때 라디오 대신 복음성가를 듣고 자기 전에 설교 동영상을 듣는다.

사랑하는 연인을 더 보고 싶어하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내년엔 하나님과 5% 더 친밀해지고 싶다.


두 번째는 글쓰기 능력

본격적으로 글을 쓴 지 2년이 되어온다. 중간중간 글태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1~2시간 여유 시간이 생길 때면 브런치에 글을 쓴다. 꾸준히 쓰는 습관을 갖게 되었지만  좀 더 매력적이고 메시지가 확실한 글을 쓰고 싶다.  잘 쓰여진 책을 더 많이 읽고, 좋은 문장을 수집하고, 무엇보다 설명하지 않고 묘사하도록 노력하기.

내년엔 글의 퀄리티가 5% 향상되었으면 한다.


세 번째는 체력

올해는 통증과 함께 한 한해였다. 무릎, 허리, 복통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통증 때문에 좌절하고 낙심했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해서 필라테스를 5개 윌정도 했으나 비용이 부담스러워 지금은 멈춘 상태다. 유튜브를 보면 허리나 무릎에 좋은 운동 동영상은 얼만든지 많이 있다. 내년엔 매일 10분씩이라도 운동을 꼭 해서 체력을 5% 향상해 보는 목표를 세우겠다.


네 번째는 영어회화 실력

지난달부터 같은 <소란글방> 멤버인 미니퀸님이 진행하는 영어회화 Zoom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비록 1주일에 1번 1시간의 수업이지만 잊고 지냈던 영어 세포들이 오랜만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외웠던 단어, 숙어들이 내 몸 어딘가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는 게 놀랍다. 꾸준히 참여만 해도 지금보다 영어실력이 5% 향상되는 건 가능할 것 같다.


다섯 번째는 분별력

올해 친구 추천으로 헨리 나우웬의 <분별력>이란 책을 읽었다. 크리스천으로서 분별력이란 어떤 결정을 하게 될 때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참 쉽지가 않다. 내 생각을 하나님 뜻인양 포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미세한 주님의 음성을 듣고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더 깊은 기도를 해야 가능할 거라 생각된다. 내년엔 주님의 뜻을 5% 더 잘 분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섯 번째내적인 명랑함

"명랑함이 행복의 참된 실체"란 문구를 어느 책에선가 읽고 밑줄을 그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명랑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행복의 비결을 가진 사람이리라. 그렇다고 억지웃음이나 부정적 감정을 억압하는 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면서도 순간순간 명랑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 이 능력을 키우고 싶다. 아주 작은 것에 찬탄할 수 있다면 명랑함을 유지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년엔 5% 더 명랑해지기.


이 요소들을 1년 동안 향상 시킨다면 그 샘이 가게 되는 카페처럼 누군가가 만나고 싶고, 대화하고 싶고, 그저 옆에 있어도 편안한 사람이 될 거라 확신한다. 아니, 그것보다 나 스스로 자신과 있는 시간이 더 편하고 행복해질 것임을...


이렇게 목표를 쓰고 보니 '이 정도는 이룰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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