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민유 Jun 22. 2024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

강릉살이 2달 차


비 오는 토요일 오후.

" 비 오는데 수영 가지 말고 집에서 쉴까?"라는 남편에게 " 그래요"라고 대답하고 '책이나 읽어야지' 하고 책을 펼쳤다.


10분쯤 지났을까?

" 여보 그냥 수영 가자"라는 남편.

"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나도 아까 라면 먹어서 운동 좀 해야 하는데.. 하고 있었다."


수영을 1시간 하고 나오니 또 슬슬 배가 고팠다.

" 우리 그때 ㅇㅇ샘이 알려준 추어탕 먹으러 갈까?"

그런데 검색해 보니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4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우린 또 톰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처럼 강릉의 여기저기를 탐색하며 드라이브를 했다.

그러다 좁은 골목길을 한참 고불고불 들어갔다.

그러자 왼쪽에 커다란 저수지가 나타났다.


"와~~ 깜짝 놀랐네. 좀 무섭기도 하다."라는 남편.

무서운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나 보다.

조금 더 가니 카페가 있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핸다리 카페>

이름이 특이했다. 뭔지 모를 강한 이끌림이 우리를 그 카페로 끌어당기는 듯했다.

카페로 들어서니 젊은 사장님이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셨다.


" 영업하시는 거 맞죠?"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조심스레 물었다.

" 네 영업하는 거 맞아요. 들어오세요."

그제야 카페를 둘러보았다.



비 오는 날 오기 딱 좋은 카페였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좀 전에 보았던 그 저수지가 쫘악 펼쳐져 있었다.


" 여기 너무 좋다. 와~~ 비멍하기 딱 좋은 카페네."

들어가자마자 카페 이곳, 저곳을 사진 찍느라 수선을 떨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신상 카페였다.


커피를 마시며 비 오는 걸 보며 앉아있으니 신선이 된 느낌이었다.

저수지에는 운무가 피어오르고 소나무 2그루는 비스듬하게 그림처럼 서 있었다.

언제까지라도 바닥에 타닥타닥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앉아있고 싶었다.


잠시 후 어머니 사장님이 나오셨다. 카페 곳곳에 유화 작품들이 있었는데 어머니 작품이시라고 했다.


" 이 동네를 어디라고 얘기하면 되나요?"하고 여쭤보니

" 저 저수지가 죽헌저수지예요."라고 하셨다.

" 우연히 드라이브하다가 여길 발견 했는데 숨은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네요. 너무 좋아요."


내 말에 사장님은 활짝 웃으시며 기뻐하셨다.

" 저희가 서울에서 이사 오고 2달 동안 카페를 많이 다녀봤는데 여기가 1등이에요."

" 1등이라니 기분 좋네요."


행복해하시는 사장님께 인사를 하며 추어탕을 먹으러 가는데 문 앞까지 배웅을 나오셔서 인사를 해주셨다.


" 여보, 강릉엔 숨은 보석 같은 곳이 너무 많아서 보물찾기 하는 재미가 쏠쏠해. 그치?"

우리 부부도 마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강릉살이 2달 차, 우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