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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Jun 22. 2024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

강릉살이 2달 차


비 오는 토요일 오후.

" 비 오는데 수영 가지 말고 집에서 쉴까?"라는 남편에게 " 그래요"라고 대답하고 '책이나 읽어야지' 하고 책을 펼쳤다.


10분쯤 지났을까?

" 여보 그냥 수영 가자"라는 남편.

"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나도 아까 라면 먹어서 운동 좀 해야 하는데.. 하고 있었다."


수영을 1시간 하고 나오니 또 슬슬 배가 고팠다.

" 우리 그때 ㅇㅇ샘이 알려준 추어탕 먹으러 갈까?"

그런데 검색해 보니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4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우린 또 톰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처럼 강릉의 여기저기를 탐색하며 드라이브를 했다.

그러다 좁은 골목길을 한참 고불고불 들어갔다.

그러자 왼쪽에 커다란 저수지가 나타났다.


"와~~ 깜짝 놀랐네. 좀 무섭기도 하다."라는 남편.

무서운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나 보다.

조금 더 가니 카페가 있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핸다리 카페>

이름이 특이했다. 뭔지 모를 강한 이끌림이 우리를 그 카페로 끌어당기는 듯했다.

카페로 들어서니 젊은 사장님이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셨다.


" 영업하시는 거 맞죠?"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조심스레 물었다.

" 네 영업하는 거 맞아요. 들어오세요."

그제야 카페를 둘러보았다.



비 오는 날 오기 딱 좋은 카페였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좀 전에 보았던 그 저수지가 쫘악 펼쳐져 있었다.


" 여기 너무 좋다. 와~~ 비멍하기 딱 좋은 카페네."

들어가자마자 카페 이곳, 저곳을 사진 찍느라 수선을 떨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신상 카페였다.


커피를 마시며 비 오는 걸 보며 앉아있으니 신선이 된 느낌이었다.

저수지에는 운무가 피어오르고 소나무 2그루는 비스듬하게 그림처럼 서 있었다.

언제까지라도 바닥에 타닥타닥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앉아있고 싶었다.


잠시 후 어머니 사장님이 나오셨다. 카페 곳곳에 유화 작품들이 있었는데 어머니 작품이시라고 했다.


" 이 동네를 어디라고 얘기하면 되나요?"하고 여쭤보니

" 저 저수지가 죽헌저수지예요."라고 하셨다.

" 우연히 드라이브하다가 여길 발견 했는데 숨은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네요. 너무 좋아요."


내 말에 사장님은 활짝 웃으시며 기뻐하셨다.

" 저희가 서울에서 이사 오고 2달 동안 카페를 많이 다녀봤는데 여기가 1등이에요."

" 1등이라니 기분 좋네요."


행복해하시는 사장님께 인사를 하며 추어탕을 먹으러 가는데 문 앞까지 배웅을 나오셔서 인사를 해주셨다.


" 여보, 강릉엔 숨은 보석 같은 곳이 너무 많아서 보물찾기 하는 재미가 쏠쏠해. 그치?"

우리 부부도 마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강릉살이 2달 차, 우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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