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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Jul 02. 2024

나도 한다 "맨발 걷기"

슈퍼 어싱의 세계

지난주 두 번째 강릉 동문 모임에 참석했다.

처음보다 익숙해진 느낌에 편안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느 선배님이 눈에 띄었다.

60대 중반을 넘기셨지만 숏커트 헤어스타일에, 가장 힙한 의상을 입으시는, 유명 카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시다.


뭔가 느낌이 달라지셨다. 볼살이 빠지신 듯, 얼굴이 갸름해지시고 예뻐지신 것이다.

'1달 동안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거지?'

호기심대마왕인 내가  물어볼 수 없지.


"선배님 1달 만에 살이 빠지셨네요?" 하고 묻자

"살 안 빠졌는데.." 하신다.

" 아니에요. 얼굴이 갸름해지시고 이뻐지셨어요."

수줍은 듯 웃으시며

" 내가 맨발 걷기를 하는데 그 효과를 보나?" 하시는 거다.


'맨발 걷기'

많이 들어보기는 했으나 그리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 우리 같은 사람들은 꼭 맨발 걷기 해야 돼"라고 하시길래 옆에 앉은 분께 여쭤보니 선배님도 6년 전쯤 암수술을 하셨다고 한다.


날씬하고 예뻐진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니 호기심이 뭉개 뭉개 피어올랐다.

일단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집에 돌아와서 폭풍 검색을 해보았다.


'맨발 걷기'는 어싱이라고 하는데 earth와 ing가 결합된 단어로 지구와의 연결을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 '접지하다'라고도 표현한다.


슈퍼어싱은 해변을 맨발 걷기 하는 거라고 했다. 물이 있으면 전기가 더 잘 통하기 때문에 더 효과가 좋다고 했다.


지구 표면에 있는 자유전자를 맨발을 통해서 연결한다는 것.

접지이론은 몸 안에 있는 활성산소가 자유전자를 만나 중화된다는 이론이다. 

활성산소가 몸에 쌓이면 염증과 악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거라고.

뭐 양자역학까지 설명하고 어렵게 설명을 했으나

일단 몸에 좋은 거다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다음엔 유튜브를 통해 치유된 실제 사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불면증, 수족냉증부터 고혈압, 당뇨 무려 말기암까지 치료 사례들이 엄청 많았다.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한 말기암 환자가 맨발 걷기로 암세포가 없어졌다는 믿기 어려운 케이스도 있었다.

면역력이 좋아지면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좋은 걸 그동안 왜 모르고 살았을까?

바닷가 옆에 살고 있으니 슈퍼어싱하기 딱 좋은 환경 아닌가! 퇴행성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다음 날부터 남편과 함께 맨발 걷기를 시작해 보았다.

집 앞 사천진해변으로 나가 걸었다.

사천진해변은 모래가 굵어서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따갑고 아팠다.


그리고 파도치는 바다 옆을 걸으니 발이 모래사장 속으로 푹푹 빠져서 중심을 잡기도 힘들었다.

뒤뚱뒤뚱 오리도 아니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흔들거리며 걸었다.

10분 걷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넘어질 것 같아 결국, 남편 팔에 의지해 겨우 걸을 수 있었다.


게다가 걷고 나서 발에 묻은 모래를 터는 것도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난감해하며 앉아 있는 날 보며 " 발 이리 줘봐. 내가 털어줄게" 하는 남편.

아내의 건강이 좋아진다면 그 정도의 수고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천사님이시다.


첫날이니 그 정도만 걷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날밤 시리던 발등 쪽이 시리지 않았고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아침까지 이어서 쭉 잠을 잤다.

" 당신 정신없이 자대? 말 시켜도 모르고 자던데?"

라는 남편의 말에

" 원래 잘 자는 편이지만 진짜 완전 잠에 빠져들어 한 번도 안 깨고 잤어."

확실히 수면의 질이 좋아짐을 느꼈다.


'한 번만에 이렇게 효과가 있다고?'

놀라웠다.

두 번째, 세 번째, 어제는 네 번째 맨발 걷기를 했는데 하면 할수록 발바닥도 안 아프고 중심도 잘 잡고 걷게 되었다.


이제는 여유가 생겨 서로 걷는 모습을 멋지게 사진 찍어 준다. 그리고 SNS에 올린다.

' 사천의 노는 언니와 똥폼 잡는 엉아'


이렇게 좋은 걸 나만 알고 있을 수 없어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어싱의 효능에 대해서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흘러 듣는 분들도 있고, 바로 해보겠다는 분들도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마음으로 받아들여 행동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치 복음을 전해도 받아들이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는 것처럼...


앞으로 계속 이어서 슈퍼어싱을 하기를 글을 쓰며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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