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시험에서 합격하는 1가지 방법

by 푸른새벽

오늘도 둘째 아이다. 몇 주째 주말마다 에피소드를 만들어주더니 이번 주는 하루 앞당겨 금요일이다. 간식을 사줄 수 없다는 한마디에 먹구름을 한가득 몰고 와 얼굴 앞을 드리우고 있다.


잔소리하기도 피곤했다. ‘주님이 이 아이를 좀 어떻게 해주세요.‘ 주님께 맡긴 척 잠잠히 있었다. 아이를 주께 올려드리고 기도하는데 내가 내 고집을 꺾고 아이에게 용납해 주었을 때 예배가 열렸던 일이 생각이 났다. 내가 져줘야 하나보다. 집앞 공터에서 시위 중인 둘째에게 같이 편의점에 가자고 했다. 야간근무 중인 신랑에게 연락해 보니 낮에 아빠에게도 간식타령을 했는데 신랑이 안 사준 모양이다. 안쓰러운 마음이 올라왔다.


마음이 한번 토라지면 잘 안 풀리는 둘째가 웬일로 편의점 얘기에 단번에 얼굴이 밝아진다. 재잘거리며 편의점에 가서 간식을 고르는데 1+1을 고른다. 첫째, 셋째 간식까지 하나씩 고르고 나서는데 간식 2개는 과한 것 같아 1+1 중 하나는 아빠 드리라고 이야기했다. 그때부터 얼굴이 다시 흐려진다.


세 아이 중 가장 편식이 심하고 군것질 타령도 심한 둘째는 불량식품 한번 잘못 먹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기도 하고 잘 낫지 않는 염증이 생긴 적도 있다. 둘째가 군것질 타령을 하면 괜히 화부터 난다. 많이 양보해서 해가 넘어가는 시간임에도 군것질을 사들고 가는데 1+1 두 개다 차지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용납되지 않는다.


집에 들어와 먹구름 속에 숨어서 보이지도 않게 웅크리고 있는 둘째를 이번에는 정말 말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한참을 다시 기도하는데 이번에도 져주라는 마음을 주신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응답도 들리지 않는데 오늘은 계속해서 순종할 음성을 주시니 신기한 날이다. 먹구름을 헤치고 들어가 둘째를 안아주었다. 1+1 두 개다 너의 손에 넘겨줄테니 몸에 나쁘지 않게 잘 조절해서 먹으라고, 손에 쥐고 있던 고삐를 넘겨주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아이들 옆에 누우니 둘째가 옆에서 엄마를 부둥켜안고 너무 좋아한다.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듣는 말씀에서 믿음이 자라는 것은 믿음의 시험을 통해서라고 그러신다. 3주째 둘째와 같은 이슈로 계속 부딪치는 것이 무슨 일인지 의아했다. 그런데 말씀으로 조명되는 것은 내가 통과하지 못한 시험지를 계속해서 내 앞으로 내미신 주님의 손이다. 네가 생각한대로, 네가 걱정하는대로, 네 고집대로 안 키워도 괜찮아. 아이는 괜찮아. 아이는 내 안에서 괜찮단다, 딸아. 주님 안에서 아이는 괜찮다는 그 믿음으로 들어오게 하시기 위해서 계속 시험지를 들이미셨는데 ‘도대체 3주째 얘가 왜 이래!‘하면서 애먼 아이만 잡았다.


주님께 맡긴다는 것은 아이를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내 고집을 내려놓는 일이고 내 생각을 내려놓는 일이었다. 내 생각대로 말고 주님 뜻대로 하세요, 기쁜 마음으로 찬양이 나온다.



믿음의 시험은 아침에도 있고 점심에도, 저녁에도 늘 있다. 믿음의 시험을 통과하는 방법은 ‘피하지 않는 것’이다. 늘 아이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시험거리다. 예배시간에 좀 조용했으면 좋겠고 집중도 더 잘했으면 좋겠고 형제끼리 사이좋게 놀았으면 좋겠고... 끝이 없다. 늘 그 상황을 맞닥트리고 싶지 않아 더 과하게 야단치고 잔소리에 화도 냈다. 하지만 시험거리는 정말 시험에 불과하다. 통과하면 합격증을 주는 시험이다. 믿음의 자람은 시험을 통해서임을 가르쳐주시니 이제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얌전하기만을 바라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으면 돌파할 믿음을 주신다. 그 믿음으로 시험을 통과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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