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로우 Jan 03. 2021

빨리 잘 하는 비결 탐구: 생산성과 성공

나는 생산성에 관심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생산성의 개념은 동량의 시간 내에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는 높은 생산성은 짧은 시간 내에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건 집중적인 시간 활용(동 시간 내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집중된 시간을 올바른 곳에 사용해서 '집중적으로 사용한 시간 단위'를 '더 적은 수량'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빨리 성공한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어린 나이에 성공하는 것이 꼭 좋은 것도 아니고, 추구해야 할 지점도 아니다.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나는 빠르게 학교를 마치거나 직업적 성공을 거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사람들의 장점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세상에  아주 다양한 관점과 사람과 가치가 있고 절대적인 시간이 흘러야만 깨닫게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조금 멋있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것을 빠르게 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빠르게 무언가를 달성하지 못했기에 나와 다른 이들의 능력을 조금은 열망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금방' '해내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도 지대했고, 많은 이야기를 직접 물어 듣곤 했었다.


그 결과 내가 알게 된 점들은 이런 것이다. 어린 나이에 무언가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1) 목적지를 알고 있다;
2)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고민한다;
3) 그 필요한 것을 수행하는 제일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한다;
4) 필요 없는 일에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5) 그 결과 요구되는 것을 더 빠르게 생산한다.


이에 기반해서 빠른 성공의 과정을 인지 -> 생산에 필요한 것들을 빠르게 수집하는 것 -> 생산행위 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첫 학기를 보내며 놀란 것은 사람들이 아주 똑똑한 사람의 비율이 조직의 거의 100%에 달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코호트 역시 3년 만에 졸업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10년 만에 졸업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 차이는 이런 것들일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관점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1) 타인의 의견이나 지식을 아집 없이 핵심을 명확히 파악하고 받아들이는가;
2) 목표가 분명한가;
3) 필요한 것을 미리 생각하여 주어진 시간과 여력에 맞춰 제일 효율적인 안을 계획해낼  있는가;
4)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지낸  되돌아올  있는 관점, 사고 흐름, 태도, 습관 등이 있는가.
    예를 들면 끈기(Resilience/grit), 감사, 열망, 주변인;
5) 능력


사실 위로 올라갈수록 능력은 더 이상 문젯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똑똑하고 열심히 하는 야심가들이기 때문이다. 지적 능력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생산성의 늦추는 요소가 크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중요한 요소는 인지능력이다. 자신이 생각하던 과거의 지식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도록 선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해석하지 않고, 지식이던 삶의 방식에 대한 조언이던 상대가 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을 그에 맞춰 발전시키고 나타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물론 여기에 독해력과 사고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듣거나 읽은 내용의 요점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다. 책을 한 권, 한 단락을 읽더라도 읽을 때만 끄덕이고 되돌아서면 무슨 내용인지 간추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지식의 습득도 아닐뿐더러, 생산으로 이어질 수가 없다. 다른 이의 의견을 들을 때도 그렇다.


또한 요구되는 관점에 따라 내 관점도 바꿀 줄 아는 것은, 아니, 요구되는 관점을 어떻게 이용해야 내가 하고싶은 일을 더 윈윈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아는 것은, 세상에 맞춰 살기 위한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자기 변화는 오히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보를 얻으려 했으며 그 핵심을 이해하고 제대로 받아들였다는 자기 주체성의 반증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빨리 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취할 건 취하는 반면, 누군가는 사람은 모두 다르다고 하며 계속 자신의 방식만을 고수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의 정확한 양식부터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정보를 선택 적으로 집중적으로 취하는 반면, 누군가는 열심히 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빠르고 성공적인 생산의 첫 번째 단계인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능력이 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생산이라는 행위 그 자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위에서 말했듯 어느 레벨 이상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커뮤니티는 더 이상 지적능력과 지식의 양, 사회경제적 배경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사회가 아니다. 때문에 생산을 하는 방식이 또 하나의 큰 부분이 된다.


생산은 절대로 축적된 지식의 양에서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공부가 업인 우리네 연구직의 생산조차도 그렇다. 연구란 것은 지식과 의견의 서술이다. 하지만 그런 연구조차도 생산물이 절대로 지식의 양에서만 발생되지 않는다. 연구는 지식의 서술이기 때문에 지식의 질과 양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생산물은 그 지식을 '발현'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연구의 '생산물'은 단지 읽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어떤 형식으로 발현해서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에 대한 고민은 그 지식의 발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1) 내가 원하는 것을 발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2) 읽은 것을 어떻게 축적해두어야 발현에 제일 빠르고 쉽게 이어질 수 있는가.
     예를 들면, 에버노트 등의 앱을 활용해서 시간 중복없이 필요한 것을 축적해둔다;
3) 발현을 위한 행위(쓰기)가 된다.


내 주변에 31살 혹은 그 이전에 박사를 마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은 점이 있다. 그건 1) 빠르게 마치거나 혹은 원하는 것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예를 들면, 졸업논문의 구성 방식과 내용의 흐름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파악); 2) 그러기 위해 무엇이 언제 마쳐져야 하는지 미리 계산해두고, 필요한 것을 잘 골라내고 집중력 있게 실행하는 것(구체적인 장단기 타임라인과 논문에 크게 활용될 리딩 리스트의 확보); 3) 빠르게 생산하는 법(쓰기)을 아는 것이다.


여기서도 지식 습득의 효율성은 기본일 뿐이다. 이건 필요한 것을 파악하는 것과 생산 행위의 중간 지점이며, 아주 많은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부분이다. 즉,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이 단계에만 몰입되어있다. 때로 열심히 하는데 잘 안 풀리는 사람들은 아직은 공부량이 약간 부족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 카테고리인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필요한 것만 공부하는 것 역시 게으름이다. 필요한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또 폭넓게 읽고 이해해내는 것은 기존의 지식에 새롭게 기여할 수 있는 자기 고유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도 중요하다.




다시 돌아와 그들이 3) 빠른 생산행위를 해낸다는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일단, 생산의 비결은 그냥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산은 가치를 '가시적으로 발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더 빠르게 생산한다는 것은, 완벽한 구상과 결과물을 한 번에 내려하지 않고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빠르게 양질의 결과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 분야의 생산 활동인 '쓰기'를 예를 들면, 완벽하고 논리적인 글의 흐름이나 빠짐없는 내용을 처음부터 만드려 하지않고 일단 두서없이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여러 지식과 의견을 더해나가 원했던 결과물을 이내 만들어보는 것이다  


You don't have time for perfection. (완벽을 위한 시간이 없다.)

You don't have time to be good.  (괜찮을 시간도 없다.)

Just work it out and write your thesis from today.  (그냥 해내고 오늘부터 논문을 써라.)

Prepare for your VIVA from today. (최종 관문을 오늘부터 준비해라)


아주 중요한 말이다. 쓰기의 경우, 쓰고 버려도 좋다. 그냥 쓴다. 그냥 한다. 절대로 아무거나 많이 읽고, 머릿속에 많은 것이 잘 정리된 다음에 쓸 필요가 없다.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속성의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시험이나 운동도 그런 편이다. 시험도 빨리 한번 봐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 최종 결과물에 관련된 행위는 장기간의 산발적인 축적이 필요하지 않다. 상태를 빨리 파악하여 단기간에 현재와 결과물간의 갭을 압축시키는 것이 중요하기에, 그냥 한번 해보는 식으로라도 시작하는 그 자체가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하나도 정리되어 있지 않아도 그냥 써보는 행위의 장점은

1)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2)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3) 1번과 2번의 갭에 필요한 것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읽고 써서 채워야 하는지 알게 되며;
4) 생산물을 획득한다는 점이다.


나 역시 작년 지원에 제출한 연구제안서를 이런 식으로 해봤다. 위에 말한 31살에 박사를 따고 취업한 분의 말에 따라 그 분과 이야기 한 그 날, 그냥 앉아서 제안서를 써봤다. 그 날 쓴 내용 중 최종제안서에 담긴 내용은 아마 1/10이 채 안될 수 있지만 내 생각을 펼쳐놓고 살펴볼 기회가 되었다. 그냥 쓴 그 드래프트를 때로 아주 꼼꼼히 고쳐내고, 논문을 엄청나게 읽고 그 일부를 고쳐내고, 또한 그냥 써보는 과정을 몇 번이나 거쳐 최종본으로 나아갔다. 만약 미리부터 드래프트를 그냥 써보지 않았다면 필요한 것을 가시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생각을 빠르게 정리하기도, 생산물을 손에 넣는 것에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을 것이다.




결국, 빠른 시간 내에 목표를 성취하는 것은 1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공부하느냐가 아니다. 1시간 동안 내 목표에 요구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필요한 것을 빨리 획득하고 잘 나타내었는가가 된다. 그리고 이 메커니즘의 반복이 바로 빨리 성공하는 비결인 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 : 고통만큼 의미있던 인생의 한 장을 간직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