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너를 지켜야 하는 순간보다 너를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들이 많을 거야. 사람 속에서, 꿈속에서, 현실 속에서, 조직 속에서, 가족 속에서, 네가 진짜 살고 싶은 삶, 너의 진짜 생각, 너의 진짜 욕구, 너의 진짜 꿈을 지켜내고자 아득바득 힘을 쓰지만 너의 가슴에는 칼을 꽂고, 너의 머리는 내려치고, 너의 동공은 커지게 하는 순간들로 인해 아슬아슬 지켜내고 있던 힘마저 빠져나가는 순간들로 많이 괴로울 거야.
세상은 사회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평범성을 요구하면서도 너를 바라보아야만 하는 이유인 독특성을 요구하지. 참으로 이중적인 세상이야. 모두가 선호하는 대중성과 그 대중성을 대체할 수 없는 독특성을 동시에 요구하다니. 웃긴 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또한 대중성과 독특성을 모두 추구한다는 점이야. 어쩌면 세상이 인간에게 알려주었기에 안으로 스며든 것이 아닐까.
네 마음, 네 자신, 네 감정, 네 꿈, 네 삶을 지키고자 할 때마다 네 눈앞에 들이닥친 현실이라는 문. 그 문은 네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잘 열리지 않고, 그 문을 들어가지 않으면 다른 길로 한참을 돌아서 가야만 하지. 참 잔인한 건 현실이라는 문은 매 순간 나타난다는 거야. 둘러가는 길을 한참을 걸어 네가 이루고자 하는 대상에 가까워졌을 때 또다시 현실이라는 문은 눈앞에 쿵하고 떨어지고, 너에겐 역시나 두 개의 선택이 놓이지. 너를 내려놓고 현실의 문을 들어가느냐와 너를 들고 돌아서 가느냐.
너라는 무게는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져서 무게는 가중되어 더 지치게 만들어.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던 것들이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져서 점점 무거워지지. 그래서 현실의 문이 눈앞에 놓이는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미친 듯이 들어. 단단해졌기에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으면서도 단단해졌기에 무거워서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함께 드는 거지. 그럴 때 너는 어떻게 할 거니?
다 놓아버리고 현실 앞에 굴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이번에도 지금까지 그래 왔듯 네가 지키고자 하는 바를 더 단단히 해줘. 너무 단단해져서 그 단단함이 너를 감싸고도는 순간까지 기다려봐. 그리고 네 앞에 현실의 문이 들이닥치는 순간을 기다려. 지금까지는 피하기만 했던 그 순간을 이제 기다려 보는 거야. 현실의 문이 네 눈앞에 떨어진 순간 잠시 피하는 척하면서 뒤로 후퇴한 뒤 온 힘을 다해 너의 몸을 굴려 현실의 문에 정면 돌파하는 거야. 어떻게 해도 열리지 않던 문이 오랜 시간 단단해진 너라는 존재로 문의 중앙을 쳤을 때 그 문을 깨져버리고 너라는 세계가 펼쳐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