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커피일기

[일상] 공허하다

by 아무

비가 그쳤나,
내 시간을 자유로이 보내지 못한 하루는 온종일 갈팡질팡 영혼 없이 보내고, 여유시간을 알차게 채운 하루는 커피 맛을 평가하거나 목의 따끔거림을 예민하게 관찰한다.
오전에 커피 한 잔을 마신 날엔 하루의 정신을 바짝 깨울 수 있고, 그렇지 못한 날엔 잔뜩 긴장하여 나를 바짝 깨운다.

모든 것은 다 마음먹기 나름이지만 쌓여가는 충고와 밀린 책과 업무가 부담스럽고, 남들처럼 쉬이 처리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기도 하지만 이내 어쩔 수 없음을 느끼고 포기하게 된다. 오전의 여유를 포기하고 잠깐 낮잠을 즐겼다. 쫓기듯 일어나 무엇에 홀린 채 글을 쓴다.

무엇을 위해 나는 이렇듯 시간에 쫓겨 내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청소하고 빨래하고 일과를 나누듯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무언가를 바라듯 욕심내다가 별것 없는 걸 깨달은 어린아이처럼.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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