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커피일기

[일상] 읽고 쓰기의 균형

by 아무

읽고 쓰기의 균형
요즘은 책을 팍팍 읽을 수가 없다. 뇌가 작동하기를 거부한 기분이다. 보통 이런 시기엔 쓰기가 잘 된다. 아무 말이나 쓰다 보면 장문의 글이 술술 써지곤 했는데 최근엔 둘 다 쉽지가 않다. 읽고 쓰기는 꼬여있는 내 마음을 정리하는 교양있고 바람직한 도구 중 하나인데 이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데도 마음이 불편하지가 않다. 대신 나를 겨냥하고 있던 칼날이 외부를 향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별것 아닌 남의 행동에 반응하는 나의 까탈스러움을 새삼 느낀다.
신기한 일이다. 나에게만 엄격하던 칼날의 시선 덕분에 정해지지 않은 일들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죄책감 같은 거로 힘들었는데 요즘엔 그조차도 떠올리지 못한다. 뇌의 오작동인지 감정의 노화인지, 조만간 다시 예전 상태도 돌아갈는지, 겪어보지 않은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상태가 싫지는 않다.


읽기도 쓰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나름대로 균형 잡는 방법을 찾았다. 새로운 숨구멍이 생긴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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