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중요성
지난주 이맘때 쯤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중얼거렸다. 올해 봄 여름 동안 비가 너무 적게 내려 뜨거운 열기로 관리를 받지 못하는 길가에서 말라 죽어가는 식물들이 안타까워서 이왕 다가오는 태풍이라면 비라도 많이 왔으면 하고 바랐다. 태풍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엄청난 비바람을 몰고 왔지만,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세력이 약화되어 수도권에는 태풍의 흔적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요번 주 내내 내리는 비와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메세지를 받으며 역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긴다.
며칠 동안 하늘이 구멍 난 듯 뿌려대는 천둥과 번개, 빗소리에 잠을 설쳤다. 적당히 대비하고 말면 그뿐인 자연현상인데 요즘은 그 위대함과 거대함에 집중하고 두려움을 종종 느낀다.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시기라 그런지 나의 존재가 더욱 작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나는 무얼 하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이토록 발버둥 치고 있는가.
오랜만에 보는 햇살이 감사하다. 내가 거대한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미미하지만, 함부로 거칠게 대하고 아무 말이나 지껄이지는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