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한 하루를 보내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맛난 음식을 먹었지만 풀리지 않는 건 마음의 짐 덕분일 것이다. 나를 위해 사는 인생이지만 선택과 결정을 할 때마다 망설이고 자신 없어지는 건 왜일까. 축적되어 온 인생에서 스스로 인정한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 테지.
여러 생각들로 잠 못 이루고 맞이한 금요일 오전. 감사한 새 원두를 갈았다. 새로운 원두를 만나는 건 언제나 즐겁다. 밝은 갈색을 띠는 이 아이는 빈브라더스의 시큼한 Jb 스페셜(?) 원두를 닮았다. 너무 다크하지 않으며, 적당한 신맛이 난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짠맛도 느꼈다는 것. 한동안 같은 다크 초콜릿 같은 커피만 마시다 이 녀석을 마시니 색다른 옷을 걸친 듯 나쁘지가 않다. 역시 나쁜 원두는 없었다. 상황마다 내 기분과 어울리거나 그렇지 않은 원두가 있을 뿐.
맛과 향이 좋은 음식이 수두룩하지만 밍밍하고 쓴 물, 커피가 좋다. 축 쳐져 있던 나를 깨우고 오늘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오늘을 버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