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사 시작] 나도 할 수 있을까?
2019년 1월, 텃밭 분양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접수 후 추첨을 통해 당첨되었고 얼마 후 내 몫의 공간이 배정되었다. 그리고 3월 둘째 주 지난 주말부터 밑 작업을 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마 전 읽은 책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열매 하나, 2017)의 영향이 컸다.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자연농법으로 내가 먹을 건강한 음식을 키우고 싶다. 건강하고 소박한 농사를 지으며 더 많은 것에 욕심내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는 나의 욕심도 반영된 텃밭 도전기. 올해 한 번으로 끝나게 될지 계속 이어지게 될지, 그 여정을 기록하려 한다.
몇 년 전 부모님께서 일구던 공간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씩 잡초를 뽑거나, 물을 주러 오가던 게 전부였는데 올해엔 내가 직접 구청 홈페이지를 찾아가 텃밭 분양자 모집 공고를 찾아 접수했다. 무엇이 나를 흙으로 이끌었냐고 묻는다면 부모님의 삶, 요즘 읽고 있는 책, 남은 일생에 대한 준비와 생각들이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수년 전 아버지께서 끓여주신 김치찌개에 방금 밭에서 뽑아 넣은 파 맛을 기억한다. 그보다 더 맛 좋은 김치찌개는 없었다.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가 주는 노동과 감사 배부름까지.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일상 속 사건과 사고들은 안정적인 상태의 나를 흔들고 모나게 만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 차리고 벌떡 일어설 수 있던 건 자연과 함께 보낸 시간 덕분이다. 점점 삭막해져 가는 내 일상에 ‘해야 할 일’ 하나를 추가했지만, 값진 노동의 시간이 되기를.
이제 씨앗 몇 개를 심었을 뿐이지만, 어서 맛 좋은 파가 자라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