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by 아무

얼마 전 선물 받은 커피를 개봉했다. 싱가포르에서 부엉이 커피로 유명하다는데 차 티백처럼 생긴 커피는 처음이다. 아니 완전 처음은 아니네. 아무튼. 이걸 뜯을지 말지 며칠 동안 고민을 하다 오늘 아침에 뚜드득. 흔하디 흔한 한낮 커피에 감정이입을 하여 이 순간 놓치고 싶지 않음을 기록한다.


젊고 푸르던 파란만장하던 나의 2019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 절실히 느껴지는 한 해였다. 만나서 교류를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떠나가는 인연이 있고, 수입이 느는가 싶더니 금세 카드값과 세금으로 빠져나가고. 인생 로또를 맞았다 싶다가 어느새 절망의 구렁텅이에 주저앉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 이 순간, 한 해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여유를 조금 확보했다는 것.


무리하면 탈이 난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그렇듯 마음이 평온할 땐 어려울 거 하나 없는데 불안하고 괴로울 땐 조절 불가다. 모두들 그런 삶을 살고 있겠지. 나 역시 그렇듯. 알면서도 컨트롤이 안 된다. 나만 이런가 짜증이 솟구치다가 쌓여있는 일더미를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게 된다. 날이 바뀌고 쳇바퀴 속에서 또 하루가 지나간다. 내년은 어떤 해가 될까? 몇 해 동안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는데 왠지 2020년 내년은 기대가 된다. 적어도 올해만큼 시행착오를 겪진 않을 테니까. 다시 또 생채기가 나더라도 견고해질 것을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