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노래는 추억 저장고와 같다. 가사나 멜로디도 좋지만, 내겐 그보다 더한 의미가 나를 휘감는다. 노래와 함께한 그때 그 시절 나의 이야기들이 함께 묶여 옛 생각에 머무르게 한다. 성시경의 ‘거리에서’도 그중 하나다. 2006년인가 2007년 가을~겨울 때쯤, 함께 걷던 홍대 뒷골목, 계란 하나를 톡 깨어 넣어 먹었던 순두부찌개, 함께 좋아하던 초겨울의 정동길, 첫눈을 맞으며 설레었던 기억. 그런 소소한 추억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따라라라란 따라라란~ 네가 없는 거리에는....’ 전주와 첫 소절만 들려와도 그때 그 사람 생각이 난다. 벌써 1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 사람은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고 있겠지. 나를 기억하려나.
요즘은 성시경의 ‘태양계’를 즐겨 듣는다. 끝도 없는 야근에 치이던 12월 초 어느 날 밤, 우연히 성시경 콘서트 소식을 알게 되었고 바로 티켓을 예매했다. 힘겨운 연말을 버텨낼 탈출구가 필요했다. 퇴근 후 공연 시작 전에 도착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고민하지 않고 바로 예매. 성시경 광팬이 아니어서 모르는 노래가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물론 모르는 노래는 가사 검색 후 저장해서 다시 듣기 중이다. 그중 하나가 태양계이고.) 이 앨범이 2011년에 나왔으니 한참 교사 임용고시 공부하며 우울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뒹굴다가 막 정신 차리고 A초등학교에 취업해서 열심히 일만 하던 시기와 겹친다. 추억 돋는다. 아무튼 공연에서 처음 들었던 성시경의 노래 ‘태양계’는 건조하게 말라 비틀어진 나의 감정을 간지럽힌다. 무한 반복 재생 버튼을 누르며 흘러가는 나의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한다. 이제는 감성 따위에 치우치지 않는 치열한 중년을 살아내야 하는 나이지만, 뭐 어떠랴. 주어진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게 각자의 인생일 테니. 이게 내 인생이니까 노래로 추억을 기록한다.
성시경 - 태양계
나의 사랑이 멀어지네
나의 어제는 사라지네
태양을 따라 도는 저 별들처럼 난
돌고 돌고 돌고
그대를 향한 나의 이 어리석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머물지 못하는 내 두 눈에 고인 눈물이 흐르네
나의 사랑은 떠나갔네
나의 어제는 사라졌네
지구를 따라 도는 저 달 속에 비친
너의 얼굴 얼굴
그 얼굴 위로 흐르던 너의 미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머물지 못하는 내 두 눈에 고인
눈물이 흐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