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나에게는 오지 않을 것같았던 40살.

그냥 주절거려보는 이야기.

by 하나

인생 선배님들, 후배님들.
저는 지금 인생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30살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나이는 저보다 10년쯤 앞서 달려가 있네요.


아마 50이 되면 또 이렇게 말하겠죠.
“나는 아직도 40 같은데요” 하고요.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던 마흔이
어느새 제 앞에 서 있습니다.


불혹.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나이.

그래도 이건 꼭 맘에 들더라구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제 30대, 불과 어제까의 저도

너무나 참 많이 흔들렸습니다.

새로운 기회, 더 큰 성공,
누군가의 인정, 비교, 조급함.
빛나는 것들이 보이면
마음이 먼저 반응했던것 같습니다.


30대를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치열하게 살았고, 인생에도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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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만들다 보면
가장 안쪽 꽃잎은 늘 제일 작고 약합니다.
부드럽고, 연하고, 조금은 서툴죠.
그 위에 한 겹 한 겹 쌓이면서
겉은 단단해지고, 형태는 또렷해집니다.


마흔의 나를 마주할 때마다 낯선 기분이 듭니다.

제 안의 시계는 아직 서른의 활기를 기억하고 있는데말이죠.


사람의 마음이 쉽게 늙지 않는 건 다행인 일입니다.

바람 맞은 바깥 꽃잎은 거칠어져도,

그 속에 숨겨진 겹꽃잎들은 여전히 보드랍고 촉촉하니까요.


겉은 조금 단단해졌을지언정, 속은 여전히 말랑한 채로 남아 있는 저이니까요.

어쩌면 나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겹꽃으로 피어나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완벽한 대칭은 오히려 심심하고,

때로는 살짝 기울어 있어 생동감이 느껴지는 꽃에 더 마음이 가더군요.


흔히들 마흔을 불혹이라 부르지요. 아무런 유혹도 느끼지 않는 무미건조한 나이라기보다,

수많은 유혹을 선명히 알아보면서도 끝내 내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단단한 나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저는 화려한 꽃잎을 피워내는 데만 온 마음을 다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꽃을 지탱하는 깊은 곳, '뿌리'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정답은 없다는 걸 알지만
방향은 정할 수 있으니까요.

바람은 여전히 불겠지만
이제는 쉽게 꺾이지 않고
유연하게 흔들릴 줄 아는 사람으로.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 사람은 자기 방식대로 오래 피어 있더라”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인생의 선배님들 그리고 후배님들

요즘 세상이 천지개벽하게 변하고 있어요.

가히 따라잡으려고 예전같으로 애썼겠지만

그조차 조금 너그러이 흘러가는대로 바라보고있습니다.


이 글이 인생후배님들에게는

조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고,

인생선배님들에게는 "아유 귀엽네" 하시며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막 시작한 40대의 여정을 향해.

조금 더 멋져진 나를 바라보며. 시작해보겠습니다.

나이를 먹는 것에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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