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하지 않았던 천사의 방문
엄마라니, 딸 둘인 우리집에서 장녀로 큰 나는, 엄마를 보며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가정주부로서 우리에게 맛난 밥을 해주시고 시험공부를 위해, 그리고 먼 거리의 통학을 도왔던 그녀는 괜찮은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고,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힘들었다.
나는 엄마를 아주 존경하지만, 그 시대에 아이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를 보는데, 그리고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그녀처럼 나도 희생하며 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만으로 30세가 되는 날, 신비한 일이 벌어졌다.
내 생일날, 나는 태국의 바닷가 앞에 여행을 하고 있었고,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맨발로 걸어갔던 해변가에서,
갑자기 나는 아이를 드디어 가질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긴 것이다.
따뜻한 물이 발을 간지럽히고 해가 뜨는 분홍색 하늘을 보며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니,
아, 이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아름다운 세상에, 아이를 태어나게 하는 것은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일일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의 못난 점 또한 이제는 경멸하지 않고, 그마저도 사랑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내 못난 점, 약한 점을 싫어하거나 경멸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강렬했다.
그럼 날 닮은 아이가, 나의 약한점을 닮더라도 그를 사랑할 수 있다는 뜻이기에.
그렇게 아이에 대한 생각이 갑자기 나에게 훅 하고 들어오면서
그 후부터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내 아이와 만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계획하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지난 달, 나의 첫 아이가 나에게 와주었다.
여자의 몸이란, 사이클이 있는것이어서, 그리고 임신을 하자마자 몸의 상태가 변하는 것이어서
임신 테스트기를 하기도 전에, 내 몸에 뭔가가 벌어지고 있고, 어쩌면 임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임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자서인지, 태몽인듯 태몽아닌 꿈을 꾸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너무나 놀라고 나에게 이런 일이 처음 벌어진 것이라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다.
이내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임신, 출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폭풍서칭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가족, 친구에게 알리기도 쉽지가 않았고, 주변에 임신, 출산을 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머리를 굴렸다.
임신 사실을 안 후에 가장 위안이 되는 건, 임신과 출산을 한 친구들이었다.
오랜만에 연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열린 마음으로 나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주었다.
특히나 출산률이 낮은 요즘에는, 내 나이가 출산을 많이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는 아이를 낳은 친구가 하나도 없었기에,
이러한 친구들의 존재가 너무나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직도 내가 임신임을 알릴 사람들이 아주 많은것 같은데,
꼭 빨리 알려야 할까 싶으면서도, 나중에 알게 되면 너무 놀락게 할까 싶기도 하다.
굳이 결혼식이라는 것에 로망도 없고 결혼식을 먼저 하지 않고 생긴 아이라 출산부터 할 것 같은데
어쩌면 결혼보다도, 나의 아이가 세상에 나오는 것에 대해, 나의 가까운 사람들의 축복이 함께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모님도 이 소식에 대해 듣자마자 놀라시느라 제대로 된 축하를 하지 않으셨는데,
나는 나의 아이를 위해 많은 축복을 하고 싶다. 그래,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고 싶다는 그 마음이 욕심일지도 모른다.
나와, 나의 아이와, 아이의 아버지이자 내 파트너가 행복하게 지내면 되는 일이니.
어쨌든, 내 생에 이런일이 벌어질까 상상만 했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 이것보다 멋진 일이 있을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 세상 안 힘든 일이 없다는 걸 이미 아니,
나는 그냥 나의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에게 와준 아보카도야 너무너무 고마워.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