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두려워져요!”

헤어짐이 두려운 첫째가 한 말

by 스타티스

2025.1.15 수


아침 8시 30분, 고등학교 2학년인 첫째 아이는 어학원으로 향한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에는 세 대의 아침 등교 차량이 있다: 7시 30분, 8시 30분, 9시 10분 출발이다. 첫째 아이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졌다. 이른 시간대의 등원 차량에는 다른 어학원에서 온 학생들이 탑승하는데, 이들은 부모님 없이 학생들과 선생님만 함께 온 경우다. 첫째 아이는 이 그룹의 아이들과도 친해졌다.


첫째 아이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외국 생활에 잘 적응한다. 둘째 아이와 나는 외향(E)과 내향(I) 성향을 오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적응할 즈음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까 걱정된다. 나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 달 살기 동안 누군가와 친해질 수 있을지 기대하지 않는다.


오늘 첫째 아이가 어학원에서 돌아와 말했다.

“엄마, 나는 헤어짐이 힘든 사람이야. 그런데 여기 와서 친해진 사람들이 많아. 그래서 두려워졌어.”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나도 깨달았다. 내가 이곳에서 굳이 누군가와 친해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내가 헤어짐을 힘들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어젯밤 아이의 고민을 들으며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대화 중에도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사례 회의 중, 종결된 상담에 대해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상담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자, 선생님께서는 “그건 선생님 개인의 이슈인 것 같은데요.“라고 하셨다. 그 순간, 나는 몇 초간 멈춰버렸다. 정말 그랬기 때문이다. 만남이 어려운 이유는 헤어짐을 미리 예상하기 때문이었다. 반려동물을 원하지만 쉽게 결심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이미 헤어짐이 두렵기 때문이다.

아이는 내일도 즐겁게 인사하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겠지만, 마음 속 한켠에는 시린 마음을 안고 있겠지.


교육 분석 중 상담 선생님께서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듯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 보세요. 헤어짐을 두려워하지 말고, 만남을 꺼리지도 말고요.“라고 조언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한 달 동안 낯선 환경에서 지내며, 나는 이러한 조언을 떠올리며 내 모습을 되돌아보고 있다.


헤어짐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내 관심이 미래에 가있다는 말이었다. 지금 이 순간 눈 앞에 있는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선물일 수도 있는데. 딸에게 말해주어야겠다.


“우리 지금 이 순간 만남에 진심을 다하고, 헤어짐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면 살면 어떨까?


남은 시간 동안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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