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종결 준비 중
2025. 12.22 월
현재 상담센터에 주 1회 근무 중이다. 올해 3년 차이다. 매년 지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고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년에는 지원서를 넣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마음먹기까지 3개월 넘게 고민했다.
'내년에는 이곳에서 근무를 할까.'
예전에는 뭔가 고민이 생기면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편이었다. 그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 불편했다. 이제는 모호함을 견디는 힘이 어느 정도 생긴 듯하다. 무엇이 더 나은지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이제 석 달간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마무리를 짓기로.
현재 내 상황은 논문(소논문, 졸업논문)과 박사과정 수업이 남아있다. 이번 학기에 3과목 수강만으로도 얼마나 버거운지 경험했다. 만약 공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그걸 선택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항상 시간을 꽉꽉 채워야만 내 삶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채워내며 살았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경험했나. 일부 영역에서 자신감이 생기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아니 더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제는 내가 아는 게 없구나!'는 생각이 든다. 공부를 더 할수록, 더 부족감을 느낀다. 이제는 이에 대한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이 부족감에 대해여 말이다. 그래서 논문을 준비하는 동안 내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마음먹었다.
비워내는 중이다.
아마도 빈 공간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도배될 거 같다. 지난 경험도 그랬고, 여러 상담이론을 바탕으로 내 심리상태를 추측했을 때도 그러하다. 아마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 그리고 자기 패배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는 막막함과도 마주하게 되겠지. 그 마음을 한 올 한 올 들여다보고 기록하고자 한다.
타인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참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나에게
이번 선택은 예전과 다른 것이다.
이전과 다른 선택으로 내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담겨있다.
그래서 비워내려 한다.
사람도,
일도,
시간도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논문과 마주하기 싫은 마음과 싸우고 있다.
집안일로 도망치고,
다른 해야 할 일들을 꺼이꺼이 찾아내고 있다.
그래도 마주해야지.
하루에 딱 4시간만 논문에 시간을 투자하자.
오늘부터 딱 일주일 동안만 실천해 보자.
하나를 마무리하는 건
또 다른 하나를 시작하기 위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