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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Jan 02. 2023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인생전환기 기록

 


며칠 전, 묵은 포스팅을 읽게 되었다. 블로그 운영한 지 10년 넘었다. 그 글은 2019년에 쓴 글이었다. 4년이 지나 읽어보니, 그때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보인다.


 같은 문장인데 다르게 해석하고 있었다. '인정과 수용'에 관한 글이었다. 수용은 '어떠한 것을 받아들임', 인정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단어는 변하지 않는다. 그걸 바라보는 내 시선은 변한다. 그때 나는 남 탓을 하고 있었다. 가까운 사람에게 왜 나를 인정하고 수용해주지 않는가에 대해 불만을 글로 썼다.


다시 읽으니, '나는 그 사람을 수용해 주었나? 제대로 인정해 주었나?' 의문이 들었다.



나에게 글은 그렇다.

지금 현재를 기록하면, 미래의 내가 읽게 된다.

내가 변화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리고 현재의 '나'가 미래의 '나'에게 써두는 편지다.

만나게 해 주려고.



영화 '어바웃타임'에서는


"인생은 모두가 함께 하는 여행이다. 매일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


라는 대사가 나온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과거로 돌아가서 살 수 없기에,

나는 글을 쓴다.



 처음에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적었다. 지금 이 순간에 견디기 힘든 것들을 적었다. 기분 나쁜 것도 적고, 슬픈 것도 적었다. 그런 글들은 비공개 카페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다시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작년 글모사에서 글을 엮기 위해서 과거의 기록들을 용기 내서 다시 읽었다. 바닥에 고요히 잠들어 있던 기억들이 갑자기 올라와서 힘든 시간을 겪었다. '다시 꺼내야만 했을까?'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다.


나는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인정도 하지 않고 있었다.

과거 기억들을 피하고 있었던 거였다. 힘들었다고 과거를 부정한다고 그 기억들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할 것들이었다. 어쩌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지도.


이제는 나를 제대로 보기 위해 글을 쓰려고 한다.

한동안은 더 아플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2023년에는 이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쓰려고 한다.

그리고 내 인생을 매일매일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 만끽하려고.

인생은 한 번 뿐인 여행이니 말이다.



#글루틴 #내가글을쓰는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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