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들어가다
몇번이나 용기냈는데 이번이 처음이예요
때가 있긴 한가보다.
이런 말을 할 때가 있구나...!
집단상담을 좋아한다. 상담공부를 시작한 것도, 놓았다가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도 집단이다. 집단이 주는 역동에서 꿈틀꿈틀 뭔가 느낀다. 정확하게 풀어서 설명할 수 없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공간에서 집단이 진행되었다. 언젠가 내가 집단을 꾸린다면 이런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막연히 상상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놀랐다. 내가 만나고 싶었던 그 공간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이상형을 만난 느낌.
벽면에 책으로 가득한데, 포근한 느낌이었다. 구석구석까지 공간을 꾸미는 분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느껴졌다. 첫시간에 그 느낌을 집단원들에게 공유했다. 어떤 공간이 마음에 든다는 건, 그 기억이 내 마음 속 사진첩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기에, 오늘 펼쳐질 일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나 이외에는 모두 모르는 사람들과 집단상담이 시작되었다. 하긴 나는 나 자신도 다 안다고 할 수 없기에 결국은 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집단을 할 때 아예 다 처음 보는 이들보다는 몇몇은 친한 경우가 좋았다. 그 분들이 먼저 역동을 시작한다. 그 속에서 나를 찾기도 하고, 어떤 상황은 공감을 하기도 한다.
오늘도 그러했다. 다른 분의 이야기를 하는데,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다. 마스크가 젖었네. 대면집단상담의 묘미는 그랬다. 눈 앞에 물이 있다면 들어갈까말까 고민하게 되는데, 비대면 집단상담일 경우에는 그 물에 안들어가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대면은 들어가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오늘 지난 3년 동안 고민했던 그것을 해결했다.
고민했던 시간들이 왜 필요한지 깨달았다.
매미는 자기 울음을 내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매미가 땅 속에 17년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매미마다 다른데 3년보다 더 걸릴 수도 있고.
나도 그랬다. 집단상담에서 오늘처럼 자기개방을 하는데 3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아직 진행중인 이슈에 대해서는 시도하기 힘들거 같다.
완료된 상처만 개방할 용기를 냈을 뿐.
오늘 집단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집단상담에 참여하며 들은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 건 마음 속 규칙이므로 여기에 담을 수 없다. 아쉬울 뿐이다. 다만, 내가 느낀 것만 남길 수 있기에, 오늘 기억이 날아기기 전에 기록해둔다.
(나를 위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