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쫓아온다.
-
쫓기고 있다.
벌써 수십 해째다.
숨이 차오르지만 멈출 수가 없다.
술래가 나를 쫓아오고 있다.
있는 힘을 다해 달아나고 있다.
-
“아니 저 양반은 누구길래 저렇게 헉헉대고 뛰어가는가?”
“저어기 사우론 타워 아랫동네에 뒤도 안 보고 뛰어다니는 젊은이 하나가 있다던데, 아마 그 자인가 보오.”
“아니 그런데 뛰는 이유는 있을 것 아니오?”
“거 뭐라던가? 술래라는 자가 자기를 쫓아오니 도망쳐야 한다더군.”
“허! 거 젊은 사람이 퍽 딱허구먼. 내 가서 천처언_히 가라 일러줘야겠어.”
“아서게. 뒤에서 무슨 소리만 들리면, 자기 잡으려는 술래인 줄 알고 몇 배나 더 빨리 뛰어 달아난다네.”
“허허 거참.. 아닐쎄, 내 달음박질이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걸세."
-
"이보오! 이보시오! 멈추시오! 술래는 없소!!”
-
뭐라고? 대체 뭐라는 거지?
등 뒤에서 소리가 들린다.
헉헉 대는 내 숨소리에 가려 뚜렷이 들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저건,
술래다!
분명 술래다. 저렇게 큰 소리로 나를 뒤쫓을 자는 술래밖에 없다. 내 뒤통수를 발견한 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큰 소리로 날 부를 리 없어.
더 뛰어야 해. 더 빨리. 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