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야구모자 그리고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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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충치 치료를 하고 왔다.
온몸에 힘을 주고 있었더니 힘들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오늘은 수영을 빠져야겠다고.
나는 속으로
'말이야, 방구야.'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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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좀 꾸물거리더니만 어떻게 수영을 간다고 일어섰다.
그리고 야구모자를 꺼내 쓰더니만 금새 이상한 표정이 되었다.
"이거 니가 빌려 썼어? 왜 작아졌지?"
나는 말했다
"그럴 리가. 내가 오빠보다 머리가 더 클 텐데."
계속 갸우뚱하고 있길래 나는
"충치치료를 해서 머리가 부었나 봐. (그러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수영이나 가)"
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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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꺄르륵 웃더니 금세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으로 떠났다.
남은 나는,
'물속에서 오빠의 부은 머리가 꼬르륵 가라앉으면 어쩌지. 가지 말라고 할걸 그랬나.' 하고 생각했다.
오빠 무사히 돌아와.